"일주일에 200만원 벌었는데"...배달비 4000원 요구, 왜?

박지혜 기자I 2023.04.20 14:35:14
[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조합원 중에 일주일에 200만 원 버신 분이 있다. 이렇게 생각하면 많이 벌었다고 생각하는데 실제 이분이 일주일에 100시간을 일했다. 하루도 안 쉬고 14시간씩 일한 거다”

홍창의 배달플랫폼노조 위원장이 20일 YTN ‘뉴스라이더’에서 한 말이다.

배달플랫폼 노조는 전날 기자회견을 열고 배달업계 1위 ‘배달의민족’(배민)에 기본 배달료를 3000원에서 4000원으로 인상 등을 요구했다.

서울 강남구 강남역 인근에서 배민라이더스가 이동하고 있다(사진=뉴시스)
홍 위원장은 “지금 경제도 어려워서 고객들이 많이 부담스러울 수 있을 텐데, 물가가 계속 오르고 최저임금도 올랐다. 그런데 기본 배달료 3000원은 9년째 똑같다”며 “실제 받는 저희 배달임금과 고객들 생각에 간극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2년 전부터 단건 배달이 시작되면서 업체 간 경쟁이 시작됐다. 단건 배달이라는 건 빠르게 배달해준다는 의미이고 속도 경쟁이 되다 보니까 업체 간 경쟁이 생겼다”며 “기존에 묶음배달 형태로 1시간에 5~6건 정도 배달됐는데 단건 배달이 되면서 3~4건이 됐다. 그러니까 효율이 떨어졌고 배달료가 올라갈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배달이) 집중되는 시간대에 라이더들을 모으기 위해선 프로모션 형태로 배달료를 일부 올리게 된다. 그러다 보니 소비자들 입장에선 배달료가 올라갔다고 체감하는 것”이라고 했다.

회사가 거리나 날씨에 따라 할증 요금을 지급했고 서버관리비 등 제반비용도 추가로 들어간다는 사측 입장에 대해선 “비나 눈이 올 때 또는 점심·저녁 시간에 (배달) 비용을 올려서 저희가 받는 금액이 올라갈 수는 있는데, 라이더들이 계속 늘어나다 보니 음식 주문 수와 라이더들의 수요와 공급에 따라 프로모션이 들쑥날쑥했다”며 “그래서 저희는 안정된 수입을 보장받을 수 없고 라이더가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단가가 계속 낮아진다”면서 ‘고정비’ 인상을 강조했다.

노조는 오는 21일 사측과 만나 1주일에 100건을 배달하면 5만 원, 150건을 배달하면 15만 원을 고정 인센티브로 지급하라고 요구하는 협상을 이어갈 계획이다.

다만 오는 27일 사측과 노동당국 조정까지 결렬되면 어린이날인 다음 달 5일 파업을 벌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소비자에게도 파업 당일 배달 주문을 멈춰달라며 이른바 ‘주문 파업’을 요청한다는 계획이다.

배민을 운영하는 우아한청년들 측은 “회사는 앞서 두 차례 교섭을 성공적으로 타결한 것과 같이 성실한 자세로 대화를 이어나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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