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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코로나 감염 급증에 무증상자 공식 통계서 제외

김윤지 기자I 2022.12.14 15:47:52

방역 완화에 감염 늘었지만 의무 PCR 사라져
공식 통계 신뢰 잃으면서 '무증상' 제외로
감염자 급증에 의료진도 인력 부족 사태

[베이징=이데일리 김윤지 특파원] 중국 방역 당국이 코로나19 무증상자를 공식 통계에서 제외한다. 방역 완화에 따라 의무적으로 핵산(PCR) 검사를 받는 이들이 대폭 줄어 기존 통계 집계 방식이 무의미해졌기 때문이다.

베이징 한 발열 진료소(사진=AFP)
14일 중국 관영 환구망에 따르면 이날 중국 질병예방통제센터는 “더 이상 무증상 감염자가 의료시설에 가거나 PCR 검사를 받을 필요가 없어 무증상 감염자의 실제 수치를 정확하게 파악할 수 없다”면서 “이날부터 코로나19 무증상자 통계를 공표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는 전일까지 유증상자와 무증상자를 나눠 매일 중국 본토 일일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를 발표했다.

중국 국무원은 지난 7일 자가격리 허용·PCR 검사 최소화 등을 포함하는 새로운 10개 방역 최적화 조치를 발표하면서 방역 정책을 완화했다. 상시적인 PCR 검사가 사라지면서 이후 무증상자를 포함한 중국 본토 일일 확진자 수는 지난 11일 이후 1만명을 하회, 지난달 27일 최고점 대비 5분 1 미만으로 떨어졌다.

하지만 베이징시 방역 당국이 밝힌 지난 11일 기준 발열 진료소를 찾은 이들은 1주일 전 대비 16배 늘어난 2만2000명이다. 사실상 베이징시 감염자 수만 2만명이 넘는다는 의미다. 방역 완화로 감염자는 크게 늘어난 상황에서 느슨해진 PCR 검사에 대다수 무증상자가 통계에서 누락되면서 공식 통계가 신뢰를 잃자 ‘무증상 감염자 집계 제외’로 방침을 바꾼 것이다.

전일 차오양병원을 비롯해 베이징시 내 각종 의료 시설을 방문한 중국 방역 총책임자인 쑨춘란 부총리 또한 코로나19 확산을 인정했다. 그는 “현재 베이징의 신규 감염자는 가파르게 확산되고 있지만 대부분이 무증상 감염자와 경증 환자”라면서 “현재 병원에 입원한 중증 환자는 50명으로 대부분 기저질환이 있다”고 짚었다. 이어 그는 주민들의 의료 서비스를 보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급선무라면서, 의료 자원을 늘리고 고령층과 어린이 등 감염에 취약한 이들에 대한 보호를 주문했다.

병원이나 약국을 찾는 이들도 크게 늘었으나 의료진도 감염자 급증에 따른 인력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이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베이징시 의료진 다수가 감염됐으나 지속적인 병원 운영을 위해 확진 사실을 알리지 않거나, 확진임을 보고했음에도 근무를 이어가는 이들이 적지 않다고 전했다. 전염병 전문가인 푸단대 부속병원 장원홍 주임은 “방역 완화 이후 대규모 감염에 의료 종사자들 또한 대다수 감염될 것”이라면서 “당분간 의료 자원 부족은 불가피하다”고 경고했다.

택배원이나 배달 기사 모집도 비상이 걸리면서 물류나 배달도 크게 줄었다. 중국 관영 영자매체 글로벌타임스는 중국 국가우편국(SPB)을 인용해 지난 11일 기준 베이징에 있는 약 400개의 유통 센터의 배송이 중단됐다고 전했다. SPB는 “코로나19 확진자 급증과 직원 부족으로 배송 혼잡이 발생했다”면서 “야간 배송 등 근무 시간을 연정하고 새로운 직원을 구하기 위해 특별팀을 구성하는 등 회복에 속도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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