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세포 정상세포로 돌릴 실마리···유전자제어 목표 발굴 기술 개발

강민구 기자I 2025.08.28 09:12:01

KAIST, 복잡한 유전자 네트워크 제어해 정상 회복 성공

[이데일리 강민구 기자] 한국과학기술원(KAIST) 연구진이 유전자 제어 타겟을 찾아 회복시키는 범용 기술을 개발했다. 이를 통해 암세포를 파괴하지 않고 정상세포와 유사한 형태로 되돌리는 항암 치료법과 신약 개발, 세포치료를 위한 리프로그래밍 가능성을 제시했다.

KAIST는 조광현 바이오뇌공학과 교수 연구팀이 대수적 접근법(대수 계산을 통해 제어 타겟을 찾아내는 방식)을 활용해 변형된 세포의 자극·반응 양상을 정상으로 회복시킬 수 있는 유전자 제어 타겟을 발굴하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28일 밝혔다.

조광현 KAIST 교수(맨 오른쪽)와 주요 연구진.(사진=KAIST)
연구팀은 세포 속 유전자들이 서로 얽혀 조절하는 복잡한 관계를 하나의 ‘논리 회로도(Boolean network)’로 표현했다. 이후 세포가 외부 자극에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지형 지도(phenotype landscape)’로 시각화했다.

또 ‘세미 텐서 곱(모든 가능한 유전자 조합과 제어 효과를 하나의 대수적 공식으로 계산)’이라는 수학적 기법을 활용해 지도를 분석해 어떤 유전자를 조절하면 세포 전체 반응이 어떻게 달라질지 빠르고 정확하게 계산할 수 있는 방법을 만들었다.

실제 세포의 반응을 결정하는 주요 유전자들은 수천 개 이상이어서 계산이 복잡하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연구팀은 ‘수치학적 근사(테일러 근사)’ 기법을 적용해 계산을 단순화했다. 복잡한 문제를 풀기 쉽게 간단한 공식으로 바꾸어도 결과는 거의 똑같이 나오도록 만든 것이다.

그 결과, 연구팀은 세포가 어떤 안정 상태(attractor)에 도달하는지를 계산하고, 특정 유전자를 제어했을 때 세포가 어떤 새로운 상태로 바뀌는지를 예측할 수 있게 됐다. 또 비정상적인 세포 반응을 정상 상태와 가장 유사한 상태로 되돌릴 수 있는 핵심 유전자 제어 타겟을 찾아낼 수 있었다.

연구팀은 개발한 제어 기술을 다양한 유전자 네트워크에 적용해 세포의 변형된 자극·반응 양상을 정상으로 회복시킬 수 있는 유전자 제어 타겟을 높은 정확도로 예측할 수 있다는 사실도 검증했다.

조광현 교수는 “세포 운명을 결정짓는 유전자 네트워크의 표현형 지형을 분석·제어하는 디지털 셀 트윈 모델 개발의 핵심 원천기술로 평가된다”며 “향후 암 가역화를 통한 새로운 항암치료법, 신약 개발, 정밀의료, 세포치료를 위한 리프로그래밍 등 생명과학·의학 전반에 폭넓게 응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에 지난 22일자 온라인판 논문으로 출판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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