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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두가 흡수한 미세플라스틱, 밥상까지 올 수 있다

강민구 기자I 2024.02.13 12:58:03

건국대 연구팀, 완두콩으로 미세·나노플라스틱 관찰
식물에서 생산된 열매와 후세대 식물에서도 확인

[이데일리 강민구 기자] 미세플라스틱이 인간과 동물이 섭취하는 열매에 전이돼 소비자에게까지 도달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안윤주 건국대 교수.(사진=한국연구재단)
한국연구재단은 안윤주 건국대 교수 연구팀이 완두로 미세·나노플라스틱의 이동을 관찰한 결과, 미세·나노플라스틱에 노출된 식물에서 생산된 열매와 그 열매에서 성장한 후세대 식물에서도 미세플라스틱이 확인됐다고 13일 밝혔다.

식물은 인간과 동물의 식자원이다. 식물이 흡수한 미세·나노플라스틱은 먹이망을 통해 토양생태계로 전달될 수 있기 때문에 식물 내 미세·나노플라스틱의 이동에 관한 연구가 필요하다.

안 교수팀은 지난 연구를 통해 식물이 토양환경에서 미세·나노플라스틱을 흡수하는 원리를 규명했다. 식물이 흡수한 미세·나노플라스틱이 줄기와 잎 등 식물의 상부조직까지 도달하는 것도 확인했다. 하지만 미세·나노플라스틱에 노출된 식물의 열매를 비롯해 해당 식물의 후세대로 전이 유무에 관한 연구에는 한계가 있었다.

이에 연구팀은 식량자원이자 독성연구 표준시험종인 완두를 시험종으로 선정하고, 200나노미터(nm) 크기의 형광 폴리스티렌 미세·나노플라스틱으로 오염된 토양에 완두를 약 60일간 노출시킨 후 완두콩을 수확했다. 이후 완두콩을 공초점 레이저 주사현미경으로 관찰한 결과, 완두콩의 배아와 떡잎에서 미세·나노플라스틱을 확인했다.

수확한 완두콩을 미세·나노플라스틱에 오염되지 않은 토양에 옮겨 심은뒤 14일 동안 배양한 뒤 관찰한 결과에서도 세포간, 세포내 공간에서 미세·나노플라스틱을 관찰했다. 수확한 완두콩 내 배아와 떡잎에 분포했던 미세·나노플라스틱이 식물 전체 세포로 이동한 셈이다.

안윤주 교수는 “미세·나노플라스틱에 노출된 식물이 생산한 열매와 그 열매로부터 기인하는 후세대 식물로의 미세·나노플라스틱의 순환 가능성을 제시했다”며 “미세·나노플라스틱이 인간과 동물이 섭취하는 열매에 전이돼 소비자에게 도달할 수 있음을 짐작케 한다”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환경과학분야 국제학술지 ‘저널 오브 해저드스 머티리얼스(Journal of Hazardous Materials)’에 지난 달 14일 온라인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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