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과급 불만에 트럭 시위까지…LG엔솔 “1분기 내 개선안 마련”

김은경 기자I 2024.02.05 11:41:43

김동명 사장 타운홀 후에도 논란 지속
“성과 체계 공개하라”며 직원들 반발

[이데일리 김은경 기자] LG에너지솔루션(373220) 노사가 성과급을 두고 갈등을 지속하고 있다. 일부 직원들이 사측에 성과급 제도 개선 등을 요구하며 트럭 시위에까지 나서면서 갈등이 극에 달한 모습이다.

5일 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 직원 1700여명은 익명 모금을 통해 이날부터 오는 29일까지 서울 여의도에서 3.5톤(t) 트럭 및 스피커를 이용한 1인 시위를 연다. 이 기간 트럭은 매일 오전 8시부터 오후 4시까지 LG에너지솔루션 본사가 있는 파크원을 중심으로 여의도 일대를 순회한다. 트럭 전광판에는 ‘경영목표 명확하게 성과보상 공정하게’, ‘피와땀에 부합하는 성과체계 공개하라’ 등의 문구가 나오고 있다.

올해 LG에너지솔루션 성과급 기준에 동의하지 못한 직원들이 5일부터 서울 여의도에서 일대에서 트럭 항의 시위를 열고 있다. 사진은 지난 4일 시위를 예고하며 온라인에 올린 트럭 전광판 모습.(사진=블라인드)
앞서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달 29일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열어 올해 경영성과급을 기본급의 340∼380%, 전체 평균으로는 362%로 책정했다고 공지했다. 미국 IRA 첨단제조 생산 세액공제(AMPC)는 변동성이 크고 일시적이라는 점을 고려해 성과급 기준이 되는 목표 수립 때부터 성과지표에 반영하지 않았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지난해 870%라는 역대 최고의 성과급 지급이 가능했던 것은 기준이 되는 2022년도 재무성과를 목표 대비 높은 수준으로 달성했기 때문이며 사업목표는 임의로 설정하는 것이 아니라 회사의 역량과 수주 현황, 외부 환경에 대한 예측치 등을 기반으로 각 사업분야별 철저한 준비를 통해 수립된다는 것이다.

이후 직원들 사이에서 성과급이 적다는 불만이 제기되자 회사는 지난 2일 최고경영자(CEO)인 김동명 사장을 비롯해 주요 경영진들이 참석한 가운데 타운홀 미팅을 갖고 성과급을 비롯 처우 개선 등을 논의했다.

이날 김동명 사장은 “현행 성과급 산정 방식과 관련해 개선이 필요하다는 직원들의 의견에 공감하며 많은 고민을 통해 1분기 내 합리적인 개선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경쟁사 대비 보상과 처우도 향후 총 보상 경쟁력을 더 높여 경쟁사보다 나은 대우를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상장회사로서 사업목표의 공식적인 공개가 제한되고 외부 환경에 따라 사업 실적 대비 구성원들이 기대하는 수준과 괴리감이 발생할 여지도 있다는 점을 감안해 1분기 내 외부 환경의 영향을 덜 받으면서 구성원들도 납득할 수 있는 성과급 기준을 마련한다는 설명이다.

그럼에도 트럭 시위가 벌어지는 등 논란이 계속되자 회사 측은 이날 “구성원들의 의견을 소중하게 생각하며 성과에 걸맞은 대우를 통해 함께 최고의 회사를 만들어 가고자 한다”며 “하지만 회사가 이미 개선하겠다고 약속한 성과급 기준, 경쟁사 대비 처우 등 동일한 내용을 익명 트럭 집회를 통해 또다시 요구하는 것에 대해서는 깊은 유감과 안타까움을 표한다”고 밝혔다.

이어 “앞으로도 구성원들의 목소리에 더 귀기울이고 소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올해 LG에너지솔루션 성과급 기준에 동의하지 못한 직원들이 5일부터 서울 여의도에서 일대에서 트럭 항의 시위를 열고 있다. 사진은 지난 4일 시위를 예고하며 온라인에 올린 트럭 전광판 모습.(사진=블라인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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