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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중국 땅에서 극과 극의 삶을 살고있는 두 여성. 이는 국가의 빠른 경제 성장 뒤에 숨겨진 중국 사회의 현주소를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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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인기 스타로 떠오른 스키선수 구아이링은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미국인 아버지와 중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주로 미국에서 성장했으며 중국어를 유창하게 구사한다.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서는 금메달과 은메달 2관왕을 차지하며 최고의 스포츠 스타로 떠올랐다. 그가 그동안 받은 광고수입만 400억원이 넘는다는 보도도 나왔다.
구아이링은 올림픽 전인 2019년부터 중국 대표 선수로 국제 대회에 출전하면서 광고계를 휩쓸어왔다. 빼어난 외모에 스탠퍼드 대학에 합격할 만큼 학업에도 우수해 ‘대륙의 엄친딸’로 불린다.
구아이링은 세계가 중국을 동경하길 바라는 성공적인 사례가 됐다는 평가다. ‘중국에 충성하면 얻을 수 있는 혜택이 이토록 많다’는 것을 세계 인재들에게 호소하는 선전 도구인 셈이다.
사슬에 묶인 여성 양 모씨는 아직도 중국에서 살고있는 수억명의 가난한 이들의 모습을 보여준다. 이 여성은 지난달 26일 중국 장쑤성 쉬저우의 한 농촌 마을로 사회 고발 블로거 A씨가 찾아가면서 세상에 알려졌다. 당시 여성은 한겨울 문도 없는 헛간에서 외투 하나 입지 못한 채 추위에 떨고 있었다. 목에는 자물쇠로 단단히 잠긴 쇠사슬이 채워져 있었다.
A씨는 다급히 겉옷을 구해 여성에게 입힌 뒤 “이 여자가 추위에 왜 이러고 있어야 하는가. 이 땅에 연민은 다 어디로 갔는가”라고 한탄했다. 이후 A씨는 충격적인 현장을 자신의 카메라에 담아 SNS에 공개했다.
해당 영상이 온라인상에서 퍼지자 누리꾼들 사이에선 사건에 대한 진상 조사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졌다. 이에 장쑤성 관할 공안국은 특별 수사팀을 꾸려 집중 수사에 들어갔고, 그가 윈난성 푸공현 출신의 양모씨임을 밝혀냈다. 또 인근 주택에 따로 떨어져 사는 남편 둥모씨와의 사이에서 8명의 자녀를 낳은 사실을 확인했다. 다만 일각에서 제기된 인신매매나 정신 질환 여부는 사실이 아니라고 했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최근 중국에서 ‘구아이링의 성공이 평범한 중국인들과 관련 있나’라는 글이 올라왔다. 이 글은 “사회가 문명화됐는지 판단하려면 특권층이 얼마나 성공했는지 볼 것이 아니라 사회적 약자들이 얼마나 비참한지를 살펴야 한다”며 “만 명의 스포츠 챔피언이 노예가 된 한 여성의 수모를 씻어내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베이징의 저명한 교육 회사의 설립자인 리인누오는 한 기사에서 “대부분의 중국인들이 구아이링이 될 기회를 갖지 못한다는 게 현실”이라며 “그러나 쇠사슬에 묶인 여성의 비극은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이 글은 몇시간 후 삭제됐다.
중국 내에서는 베이징동계올림픽이 시작된 후 양 모 씨의 기사가 묻히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누군가 물었다. ‘나는 국가를 사랑한다. 그러나 국가는 나를 사랑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