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감사의견 `한정` 아시아나항공..재무구조 어떻길래?

김재은 기자I 2019.03.22 12:03:00

관리종목 지정..최대주주 금호산업도 같은 길
작년 9월말 순차입금 3조..EBITDA 5274억원
감사받은 확정실적, 영업익 반토막
올해부터 리스회계기준 변경 등 부담 요인 `상존`

[이데일리 김재은 기자] ‘한정’ 감사의견을 받아 관리종목에 지정되는 아시아나항공(020560)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지난해 3분기말 기준 다소나마 재무구조가 개선되는 흐름을 보였던 영향이다.

현재 아시아나항공의 회사채 신용등급은 ‘BBB-’로 투자적격등급 최하단에 위치해있다. 한 단계 강등된다면 투기등급으로 전락, 현재 대규모로 발행된 자산유동화증권(ABS)들의 조기상환 트리거가 작동해 유동성 위기 가능성이 크다.

◇ 감사범위 제한 `한정`…25일 관리종목 지정

아시아나항공 감사인인 삼일회계법인은 22일 감사의견 범위 제한에 따른 감사의견 ‘한정’을 제시했다.

삼일회계법인 측은 “운용리스 항공기의 정비의무와 관련한 충당부채, 마일리지 이연수익의 인식과 측정, 손상징후가 발생한 유무형 자산의 회수가능액, 당기중 취득한 관계기업의 주식의 공정가치평가, 에어부산의 연결대상 포함여부와 연결재무정부 관련 충분하고 적합한 감사증거를 입수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아시아나항공은 감사의견 한정(비적정)에 따라 이날 관리종목 지정이 예고되고, 25일엔 관리종목에 지정된다. 주식거래는 오는 26일부터 재개된다. 유가증권 상장사로 관리종목 지정 외에 별다른 조치는 없지만, 2019 회계연도도 감사의견 비적정을 받을 경우 상장폐지 절차를 밟게 된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해 영업이익이 886억5300만원으로 전년대비 67.9% 급감했다. 매출은 9.0% 늘어난 6조7892억원을 기록했지만 당기순이익은 마이너스 1050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 아시아나항공의 감사의견 `한정` 영향에 지분 33.47%를 보유한 최대주주인 금호산업(002990) 역시 감사의견 `한정`을 받아 아시아나와 동일하게 관리종목에 지정된다.

한 증권사 크레딧 연구원은 “아시아나항공이 당초 공시한 잠정실적과 회계법인 감사를 받은 실적 차이가 상당하다”며 “최근 회계법인들이 감사를 철저히 하는 추세인데, 삼일회계법인과 아시아나항공이 회계관련 정보, 커뮤니케이션이 원활하지 않았던 것 같다”고 분석했다. 실제 외부감사를 거친 영업이익(886억원)은 잠정 영업이익(1783억원)에 비해 50.3%나 줄어들었다. 같은기간 당기순이익은 104억원 흑자에서 1050억원 적자로 바뀌었다.

◇ 아시아나 순차입금 3조..EBTDIA 4.4배 `과중`

아시아나항공은 지난해 3분기(9월말)까지 차입금이 다소나마 줄어들고, 현금흐름은 개선되는 추이를 보였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말 기준 아시아나항공의 순차입금은 3조368억원으로 2017년말(3조9310억원)보다 8942억원(22.7%) 줄어들었다. 2015년 4조3874억원을 고점으로 서서히 감소 추세였다.

법인세이자감가상각비차감전 영업익인 EBITDA는 지난해 9월말기준 5274억원으로 전년동기(5183억원)보다 소폭 개선됐다. 연간으로는 2015년 4566억원, 2016년 6736억원, 2017년 7352억원으로 증가추세를 보였다.

부채비율은 2017년말 720.2%에서 623.3%로 낮아졌고, 차입금의존도 역시 2017년말 56.9%에서 지난해 9월말 45.9%로 11%포인트나 하락했다. 다만 수익성 지표인 영업이익률은 지난해말 4.4%에서 9월말 3.5%로 0.9%포인트 떨어졌다.

박소영 한신평 수석연구원은 “매출성장에 힘입어 유류비 부담 증가에도 EBTDIA 창출력을 유지하고 있다”면서도 “재무부담은 여전히 높은 수준으로 계열위험이 전이될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금호아시아나그룹이 금호고속 자회사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아시아나 자회사인 아시아나IDT(267850), 아시아나에어포트, 아시아나세이버 3개사가 출자, 대여, 자금보충약정을 제공한 점 등을 감안할 때 계열사 신용위험이 동사에 전이될 가능성에 대해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한 증권사 크레딧 연구원은 “아시아나항공 재무구조가 다소나마 개선되는 것은 맞지만, 회사채, 자산유동화증권(ABS)까지 감안하면 규모에 비해 차입금이 과한 상태”라고 진단했다.

◇ 리스 회계기준 변경 등 부담 커진다

한편 삼일회계법인이 감사의견을 내는데 부족하다고 밝힌 운용리스 항공기 정비의무 충당부채와 관련해선 올해부터 회계기준이 바뀌며 아시아나항공에겐 더욱 부담이 될 전망이다.

올 1월 1일부터 리스 관련 새로운 회계기준이 적용되는데, 신평사들은 재무구조가 변경될 뿐 아니라 손익계산서, 현금흐름표에도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김봉균 한기평 평가전문위원은 “항공기 도입과 관련 리스를 많이 활용하는 항공운송업은 이번 회계기준 변경의 영향이 가장 큰 산업중 하나”라며 “국내 대형 항공사중에는 운용리스 비중이 큰 아시아나항공이 회계기준 변경에 따른 영향을 크게 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재 대한항공(003490)은 전체 항공기 164기중 운용리스 비중은 28기(17%·지난해 8월말 기준)인 반면 아시아나항공은 전체 항공기 82기중 50기(61%·지난해 6월말 기준)에 달하고 있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