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금융부] "과도한 불안도 낙관도 금물..."
최근 금융시장이 패닉상태에 빠지면서 시중은행 PB들도 할 말을 잃었다. 시장이 단기간에 워낙 크게 요동치다보니 현 상황에서 객관적인 분석은 큰 의미가 없다고 입을 모은다.
PB들은 그러나 최근 주식시장은 오버슈팅(과매도) 국면에 있고, 손절매 단계도 이미 지난만큼 투매에 동참하기보단 일단 상황을 지켜보면서 차분히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권고했다. 특히 시장의 불확실성이 높은 만큼 일단 현금 비중을 조금씩 늘리고 안전자산으로 부각되고 있는 금의 경우엔 이미 값이 너무 많이 오른 만큼 분할매수 하는 전략을 추천했다.
이데일리가 8일 주요 시중은행 PB 4명을 대상으로 긴급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PB들은 한결같이 지금 금융시장이 공포심리가 지배하는 패닉상태에 있는 만큼 섣불리 방향성을 예단하기 보다는 상황을 좀 더 지켜보며 투자전략을 결정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상언 신한은행 PB고객부 재테크팀장은 "일주일새 일어난 급작스러운 일이라 매도할 기회도 없었다"며 "다만 패닉에 따른 투매는 안되며 과도하게 불안해하거나 낙관하지 말고 돌아가는 상황에 눈과 귀를 열어 둘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코스피지수 전망에 대해선 일주일새 300포인트 이상 밀린 만큼 추가 급락 가능성은 높지 않지만 일각에선 최악의 경우 1600선까지 추락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강우신 기업은행 강남PB센터장은 "1700선은 기정사실이다. 아마 1700선 초중반까지는 갈 것 같다"고 예상했다. 김형철 국민은행 일산PB팀장은 "1800선을 단기저점으로 보고 있다"면서도 "추가 악재가 있을 경우 1600선까지 밀릴 수 있다"고 분석했다.
김창수 하나은행 아시아선수촌골드클럽 PB팀장은 그러나 "1800선으로 밀린 것은 그만큼 주가가 싸졌다는 뜻이고, 정상적으론 2000선까지 올라갈 수도 있는 만큼 너무 한 방향만 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주식시장의 본격적인 반등시기에 대해서도 명쾌한 답변은 없었다. 다만 이번 금융시장 패닉이 하나의 이벤트가 아닌 미국을 비롯한 세계 경제 전반에 대한 우려에서 비롯된 만큼 투자심리 안정을 위해선 시간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았다.
김형철 팀장은 "추가로 호재와 악재가 없다면 일단 이번 주 목요일 옵션만기일 후 주말쯤에 반등 시도가 있을 것"이라며 "결국 미국 측에서 추가 양적완화를 비롯한 호재가 나올 지 안테나를 치켜세울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금 투자에 대해선 여전히 유망하긴 하지만 이미 값이 너무 올라 부담스럽다는 대답이 많았다. 한상언 팀장은 "금 투자의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가 확산되고 있긴 하지만 이미 너무 많이 올랐다"며 "필요하다면 포트폴리오상 일부만 가져가는 게 좋다"고 말했다.
PB들은 향후 투자전략과 관련해선 공통적으로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커지고 있는 만큼 주식을 비롯한 고위험 상품의 비중을 줄이되, 현금 등 안전자산의 비중을 늘릴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유망 투자처로는 MMF(머니마켓펀드) 등 단기성 상품과 채권펀드 등 안전자산을 선호했다. 주식 분할매수와 적립식 투자를 권고하는 PB들도 있었다.
강우신 센터장은 "배트를 짧게 쥐는게 좋다. 여유자금이 있으면 일단 단기입출금식 예금인 MMF나 MMT(특정금전신탁)에 넣어두고 상황을 지켜보는 게 좋다"고 말했다. 김형철 팀장은 "현금 비중을 20~30%로 높이는 게 바람직하다"며 "증시가 반등할 때마다 조금씩 파는 것도 방법"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