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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녹은 선교단 일원이자 CCM 가수로 활동하다가 20대 후반이었던 2007년 ‘알타보이즈’에 출연하면서 뒤늦게 뮤지컬계에 정식으로 발을 들였다. 활동을 시작할 때부터 행보가 남달랐던 것. 그는 “아버지가 편찮으셔서 일찍부터 가장의 역할을 해야 했다”며 “대학로에서 조연출과 음향 보조 역할로 공연 스태프 일을 했던 게 감사하게도 뮤지컬 데뷔로 이어졌다”고 돌아봤다.
에녹은 데뷔 후 ‘록키호러쇼’, ‘로미오 앤 줄리엣’, ‘달콤한 나의 도시’, ‘웰컴 투 마이 월드’, ‘모차르트!’, ‘캣츠’, ‘레베카’, ‘스칼렌 핌퍼넬’, ‘보니 앤 클라이드’, ‘쓰릴 미’, ‘팬텀’, ‘브로드웨이 42번가’, ‘햄릿’, ‘배니싱’, ‘랭보’, ‘사의 찬미’, ‘경종수정실록’, ‘이프 덴’ 등 다양한 작품에 꾸준히 출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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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롯계에는 2022년 말 방송한 MBN 트롯 경연 프로그램 ‘불타는 트롯맨’ 참가를 계기로 처음으로 인연을 맺었다. 뮤지컬계에서 주연급 배우로 자리를 잡은 상황에서 트롯계에 뛰어든 것이라 의외의 행보라는 반응이 많았다. 에녹은 “부모님이 트롯을 굉장히 좋아하신다. TV로 트롯 무대를 보면서 ‘우리 아들도 저런 음악을 하면 좋을 텐데’라는 말을 자주 하셨다”며 “‘부모님을 위해 이것도 못 해드리나’ 싶은 마음에 참여를 결심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에녹은 ‘불타는 트롯맨’에서 톱7 등극에 성공해 프로그램 종영 이후 약 1년 6개월 동안 전국 투어 콘서트를 비롯한 다채로운 프로젝트 활동을 전개했다. 에녹은 “부모님이 정말 좋아하신다. 아버지는 제가 트롯 가수 활동을 시작한 걸 가장 큰 효도라고 말씀하실 정도”라며 웃었다.
새 출연작인 ‘마타하리’는 제1차 세계대전 중 이중 스파이 혐의로 프랑스 당국에 체포돼 총살당한 무희 마타하리가 겪은 실화를 바탕으로 한 창작 뮤지컬이다. EMK뮤지컬컴퍼니가 제작을 맡아 2016년 처음 선보인 작품으로 이번이 4번째 시즌이다. 에녹은 이번 시즌을 통해 ‘마타하리’에 처음으로 합류했다. 마타하리와 운명적인 사랑에 빠지게 되는 올곧은 신념을 지닌 프랑스군 소속 파일럿 청년 아르망을 연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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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타하리’는 내년 3월 2일까지 공연한다. ‘현역가왕2’는 내년 치러질 ‘한일가왕전’에 출전할 톱7을 선발하는 포맷으로 에녹은 최근 방송에서 본선 2차전에 직행했다.
에녹은 “데뷔 초엔 뚜렷한 캐릭터가 없어서 활동에 어려움이 많았다. 그래서 주어지는 역할을 잘 소화하는 배우가 되자는 생각으로 바람둥이, 악역 등 다양한 캐릭터를 맡았고 지금은 어떤 캐릭터와 도전 과제가 주어져도 두렵지 않을 정도의 자신감이 생겼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앞으로도 지금껏 해온 대로 활동할 계획”이라면서 “기회가 온다면 드라마와 영화 분야에서도 연기를 해보고 싶다”는 소망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