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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ML은 미세하게 반도체 회로를 새겨넣는 공정을 위한 극자외선 노광장비(EUV)를 유일하게 생산하는 기업이다. 노광장비는 반도체 웨이퍼(원판)에 회로를 새기는 장비로 얼마나 세밀하게 그릴 수 있는지가 핵심 경쟁력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아카데미가 신설되면 한국의 반도체 관련 학생들과 재직자들이 ASML 본사는 물론 에인트호벤 공대가 제공하는 교육 기회를 얻게 돼 EUV 등 첨단 장비운영과 노하우 및 관련 기술개발 역량을 키울 수 있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했다.
우리나라와 네덜란드는 2024년부터 2028년까지 5년간 약 500명의 반도체 인력을 공동으로 양성할 계획이다. 반도체 전공 석·박사 과정 대학원생, 반도체 기업 연구진 등 양국에서 선발된 인력들을 네덜란드와 한국에 모이게 해 1주일간 현장 위주의 집중 교육 과정을 운영한다.
양국은 먼저 내년 2월 한국 교육생 25명, 네덜란드 교육생 25명 등 50명을 선발해 네덜란드 현지에서 ‘1차 아카데미’를 여는 방안을 추진한다.
첨단반도체 아카데미는 △첨단반도체 분야 공정 기술 관련 특강 △반도체 솔버톤(Solve-a-thon) △글로벌 기업 현장 방문 등을 정규 전문 교육과정으로 운영한다. 솔버톤은 솔브와 마라톤의 합성어로 기업이 제시한 특정 문제에 대한 해결 방안을 한정된 시간 내에 도출하는 팀 경진대회를 말한다.
교육과정은 한국 측에서 한국산업기술진흥원(KIAT)과 한국반도체운영협회가, 네덜란드 측에서는 에인트호번공대와 ASML 등이 맡아 운영한다. 민병주 KIAT 원장은 “글로벌 반도체 산업이 직면한 가장 큰 과제 중 하나인 인재 양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양국 반도체 생태계를 강화하고 인재교류 분야에서 장기적 협력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이용필 산업통상자원부 첨단산업정책관은 “반도체 인력 양성 15만명 안에 특성화 대학원 인력 양성이 포함돼 있다”며 “국내에서 노광 관련 교육 부분이 제약이 있었는데 이번에 교육 과정을 확대할 수 있게 됐다”고 했다.
산업부는 또 네덜란드와 반도체 대화 채널(국장급)을 신설한다.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 기업과 우리 기업(제조·부품 등) 간 협력 강화, 상호 호혜적 투자 활성화, 공급망 위기 공동 대응 등의 협력을 해 나갈 방침이다. 아울러 네덜란드와 공급망 연대를 통해 양국 반도체 밸류체인도 강화한다는 구상이다.
아울러 ‘한-네덜란드 반도체 기업인 간담회’에선 삼성전자와 ASML의 1조원 규모 투자 협력 협약도 체결됐다. 두 회사는 우리나라에 차세대 EUV 장비를 활용, 초미세 첨단반도체 공정기술을 개발하는 연구팹을 건립할 예정이다.
SK하이닉스는 친환경적으로 EUV를 활용, 에너지 소모량을 줄이는 기술에 대한 공동협약을 맺었다. EUV 장비 내부의 광원 흡수 방지용 수소가스를 소각하지 않고 재활용해 EUV 한 대당 전력사용량을 20% 감축한다는 목표다. 이로인해 반도체 공정에서의 에너지 사용 절감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안 본부장은 “반도체 제조 강국 한국과 반도체 장비 강국 네덜란드간의 연대는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강화와 기술혁신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며 “이번에 양국간 합의한 ‘한·네 반도체 대화’ 신설을 통해 더욱 긴밀한 협력관계를 구축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