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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택방치’ 확진자들… “약 배달해줄 분 구해요” “퀵배달 2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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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민정 기자I 2022.03.08 14:41:37

코로나19 확진자, 약국서 대리인 통해 약 받아
1인가구·가족 전체 확진자 등 사각지대 놓여
전문가 “대안 필요…격리지침 바뀔 때 올 것”

[이데일리 조민정 기자] “원격진료 앱도 있다고 해서 찾아봤는데, 지방은 배달도 힘들다고 해서 그냥 남자친구한테 부탁했어요…혼자 사니까 약 받기도 힘드네요.”

충남 공주시에 거주하는 박모(30)씨는 코로나 확진판정 후 지난주 7일간의 격리를 마쳤지만 혼자 사는 탓에 재택치료가 더욱 어려웠다고 토로했다. 병원에서 비대면 진료를 받은 후 처방 받아도 약을 가지러 나갈 수 없었기 때문이다. 박씨는 “보건소에선 확진됐다고 처음에 한두 번 연락만 오고 치료는 전부 제 몫이었다”며 “저처럼 지방에 살거나 1인 가구는 재택치료를 받아도 약조차 받기 힘들다는 걸 피부로 느꼈다”고 하소연했다.

중고마켓 앱에 코로나19 확진자가 약을 배달해줄 사람을 구하는 글이다.(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8일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20만 2721명으로 5일 연속 20만명대를 유지하고 있으며 재택치료자는 116만 3702명에 달한다. 확진자가 계속해서 폭증하고 있는 상황 속에서 확진자들은 “사실상 치료에 방치됐다”며 불만을 토하고 있다. 특히 1인 가구와 대리인을 구하기조차 쉽지 않은 지방 거주자 등은 약을 받는 것조차 쉽지 않은 현실이다.

오미크론 방역 체계에 따라 일반관리군으로 분류된 확진자는 전화 상으로 동네병원에서 비대면 진료를 받고, 병원에서 처방전을 약국에 전달하면 대리인이 이를 수령해 약을 전달받는다. 지방자치단체별로 의약품 전달 지침을 마련하고 있어 보건소 직원이 약을 배달하는 곳이 있긴 하지만 전화연결조차 쉽지 않은 탓에 확진자들은 스스로 약 배달 통로를 찾는 실정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대리인을 구하기 힘든 확진자는 약국에서 보내는 퀵 배달을 이용하거나 비대면 진료 앱을 통해 진료를 받은 뒤 배달을 받기도 한다. 중고거래 플랫폼에는 “코로나 격리 중이라 약 대리수령 필요합니다. 소정의 금액(1만원) 드려요”, “온 가족이 코로나에 걸려서 나갈 수가 없어요. 약 픽업해주실 분 구합니다” 등 심부름 의뢰 글도 올라오고 있다.

박씨 또한 약 배달을 위해 퀵 기사를 부르거나 비대면진료 앱이 있다는 방법을 듣고 알아봤지만 지방의 경우 조제를 받아도 연결이 안될 수 있다는 말을 듣고 시도조차 하지 않았다. 수도권에서 비수도권으로 조제된 약을 배달 받으려면 택배를 이용해야 하는데 최소 2~3일은 기다려야 해 차라리 지인에게 부탁하는 것이 더 빠르다고 판단해서다.

혼자 살던 중 확진 판정을 받은 20대 박모씨는 “퀵에 문의하니까 걸어서 10분 거리인데도 2만원 달라고 하는 곳도 있었다”며 “약 배달 때문에 인터넷 검색하는데 너무 오래 걸렸다. 지자체에서 약 처방과 관련된 배달 관리가 좀 필요한 것 같다”고 한숨 쉬었다.

혼자 사는 자녀가 본가에 내려와 확진 판정을 받았다는 신모(56)씨는 오히려 다행이라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신씨는 “혼자 살면 밥도 제대로 못 챙겨 먹는데 약은 또 누가 갖다 줄지 그동안 걱정이 앞섰다. 가족들 있는 집에서 확진 판정을 받으니까 마음이 놓였다”며 “딸이 확진자가 되니까 보건소에서 확진자들을 관리해주는 게 아니라 그냥 방치한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일반관리군 환자들이 지자체에서 관리하기 힘든 수준만큼 증가하고 있어 대안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1인 가구 중엔 독거노인, 지체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 계층도 많은데 이런 사각지대를 위한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며 “정보도 부족하고 간병해줄 수 있는 사람도 없는 경우 사각지대에 놓여 아무것도 할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관리 가능한 상황은 이미 지난 지 오래돼 격리지침 자체를 전환해야 할 때가 올 것”이라며 “확진자가 격리 과정에서 필수적인 활동은 할 수 있도록 바뀔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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