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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이 선정한 '상생 성공 스토리`..주연들은 누구?

이승형 기자I 2010.08.26 17:45:27

에스엔유프리시젼 등 4개 협력사

[이데일리 이승형 기자] 삼성그룹이 지난 24일과 26일 두 차례에 걸쳐 사내 방송을 통해 협력사들과의 '상생 성공' 스토리 4편을 공개했다.
 
삼성전자(005930) 등 주요 계열사들이 지난 수십년간 협력사들과 엮어온 '상생 사연'을 들여다보면 최근 사회적 이슈로 떠오른 대중소기업 상생 문제에 대한 해답을 엿보게 된다.
 
삼성과의 성공적인 상생협력을 일궈낸 업체들은 어디일까. 그리고 '성공한 상생'의 키워드는 무엇일까.

◇ 에스엔유프리시젼 : `좋은 기술, 고군분투만으론 한계`

삼성그룹이 23일 1부 방송에서 처음 소개한 회사는 삼성전자의 협력사인 에스엔유(080000)프리시젼.

지난 98년 서울대 실험실 벤처 1호 기업으로 출발한 이 회사는 지난 2002년 LCD(액정표시장치) 패널의 혁신적인 수율 개선을 가져온 핵심측정장비인 PSIS를 세계 최초로 개발해 이름을 알렸다.

그러나 단일 품목으로는 매출신장에 어려움이 있었고, 더구나 석박사급 인재들로 구성된 R&D인력들이 있었음에도 후속 개발이 쉽지 않았다. 그러던 중 지난 2006년 삼성전자와 연(緣)을 맺으면서 불과 2~3년만에 개발협력의 결실을 맺기 시작했다.

박희재 에스엔유 대표이사는 "삼성전자는 LCD 라인에 어떠 어떠한 검사기술이 필요한 지 이미 충분한 검토를 완료한 상태였다"며 "그리고 우리도 또한 그것에 대응하기 위한 충분히 기술력을 가지고 준비가 돼 있었던 상태였기 때문에 2~3년 만에 10여 개의 새로운 LCD 검사장비를 성공적으로 개발, 생산해 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이어 "삼성전자와 파트너십을 구축한 뒤 이 회사의 매출도 덩달아 50% 성장했다"며 "삼성전자의 파트너로서 인지도 상승 효과 또한 대단했다"고 덧붙였다.

◇ SAC : 원료 국산화가 상생의 토대

두번째로 선정된 회사는 삼성코닝정밀의 협력사인 SAC. TFT-LCD용 유리원료인Limestone(라임스톤)과 실리카 샌드 등을 생산 공급하는 이 회사는 삼성코닝정밀소재와 올해로 17년째 파트너십을 유지해 오고 있다.

지난 64년 광산업으로 출발, 90년대 TV브라운관용 유리원료인 장석을 국내최초로 개발 생산하면서 당시 삼성 등 세계적인 브라운관 생산업체들과 거래를 했던 이 회사는 2000년대에 들어 PDP와 LCD의 등장으로 위기를 맞기 시작했다. 직격탄을 맞은 곳은 바로 브라운관용 장석 생산을 담당하던 옥천공장.

당시 삼성도 TV 시장의 변화에 발빠른 대응을 보였지만 남다른 고민이 있었다.

이창현 삼성코닝정밀소재 구매1그룹 과장은 "당시 유리의 주 원료인 라임 스톤을 해외의 거래선으로부터 수급하면서 비용문제도 있었고, 품질관리 부분에 있어서 저희 기준을 현저히 만족시키지 못했다"며 "그래서 결국 국산화 부분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회고했다.

이에 따라 삼성은 오랜 협력사이자 광물분야의 전문성을 갖추고 있는 SAC와 지난 2007년 '원료국산화 협동프로젝트'를 진행했고, 수차례의 시행착오를 거쳐 결국 성공했다.

폐쇄위기에 몰렸던 SAC 옥천공장은 다시 살아났고, 삼성 또한 원료 국산화를 통해 비용절감과 품질 개선의 두 마리 토끼를 잡았던 것이다.

◇ 대주전자재료 : 구매전략의 변화가 상생 이끌어

26일 방송된 2부에서는 삼성전기(009150)의 협력사 대주전자재료가 소개됐다. 지난 86년부터 삼성전기와 파트너십을 맺어온 대주전자재료(078600)는 코스닥에 상장된 세계적인 전자재료 전문기업.

그러나 불과 10여년전만 하더라도 척박한 국내 소재산업 환경 속에서 이 회사는 고전을 면치 못했다. 그런데 지난 2004년 삼성전기가 구매 전략을 바꾸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임무현 대주전자재료 회장은 "삼성전기가 희망있는 한 두 기업체를 중점적으로 육성을 해서 매출력도 키워주고 필요한 기술도 지원을 해 주고, 또 자금도 지원을 해 주는 정책으로 전환을 하면서 우리가 원하는 상생협력의 기본 희망하고 일치를 하게 됐다"고 밝혔다.

삼성전기는 대주전자재료와 기술협력 'SD프로젝트'를 진행했다. 협력사 지원을 담당하는 부서만 나선 것이 아니라 연구개발, 품질, 설계, 구매 담당자까지 나서 프로젝트를 진행해 나갔다.

대주전자재료는 이 프로젝트의 성공과 더불어 매출 1000억원 규모의 회사로 성장했다.

이상근 삼성전기 LCR그룹장은 "국내에 기초소재산업이 상당히 취약했었는데 전문성을 가진 협력사가 육성이 됐다"며 "협력사들이 기술력에 대한 축적이 계속 이뤄질 수 있도록 지원을 했던 게 주효했다"고 설명했다.

◇ 협신건설 : 진정한 협력관계는 '가족'에서 찾는다

마지막으로 선정된 회사는 삼성에버랜드의 협력사 협신건설이다. 지난 85년부터 협력관계인 이 회사는 에버랜드의 거의 모든 놀이기구의 기초공사를 맡아왔다.

그 가운데 가장 어려웠던 공사가 지난 2007년 여름 나무로 만든 롤러코스터인 'T-Express' 공사. 짧은 공사기간과 산악지대라는 악조건이 있었지만 양측이 20년 넘게 쌓아온 신뢰와 노하우로 성공할 수 있었다.

이들은 서로를 "가족과 같은 관계"라고 부르고 있다. 그러다보니 어려운 프로젝트라도 상대방의 말을 존중하며 경청한다. 흔히 말하는 '갑과 을'의 관계를 벗어난 지 오래라는 것.

협신건설 관계자는 "(공사 관련 회의를 할 때) 무조건 에버랜드 얘기만 하는 게 아니고 저희 입장, 저희가 바라는 것, 저희 기술력을 다 협의를 한다"며 "그게 말이 통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진호 삼성에버랜드 기술팀 과장은 협신건설에 대해 "서로가 남는 음식을 있음 나눠 주기도 하고, 안 쓰는 물건이 있으면 교환도 하고, 그래서 어떤 기브앤 테이크를 할 수 있는 협력사라고 볼 수 있다"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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