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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백억대 보상에 삼고초려도 불사…AI기업들 인재 쟁탈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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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다슬 기자I 2025.05.22 10:51:26

美AI 업계, '슈퍼스타 연구자' 모시기 치열
이직 막으려 수백억 보상, CEO가 직접 영입
생산성 1만배 내는 AI인재가 '판도' 바꾸기 때문

AI 인재 전쟁을 상징하는 일러스트. 해당 이미지는 챗GTP로 만들어졌음.
[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10배 엔지니어도 좋지만, 1만 배 인재는 미쳤다(damn).”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2023년 말 소셜미디어에 남긴 이 한마디는 현재 실리콘밸리에서 벌어지고 있는 인공지능(AI) 인재 전쟁의 본질이 뭔지 보여준다. 여기서 10배 엔지니어란 ‘평균보다 10배 생산성이 높은 뛰어난 개발자’를 뜻한다. 그러나 올트먼 CEO는 AI 분야에선 1만 배 생산성이 높은 엔지니어나 연구자가 AI 판도를 바꾸는, 게임체인저가 될 것임을 강조한 것이다.

챗GPT가 전 세계를 뒤흔들고 있는 가운데, 글로벌 AI 기업들 사이에선 소수의 ‘슈퍼스타 연구자’ 유치를 위한 물밑 경쟁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

기술적 선구자에 수백억 돈 아깝지 않아

2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오픈AI, 구글, xAI 등 주요 기업들이 최고의 AI 연구자들을 영입하기 위해 억대 보너스, 설립자와의 일대일 회동 등 모든 수단을 동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 메타 플랫폼에서 인공지능(AI)을 연구하던 노암 브라운은 2023년 이직을 고려하던 당시, 구글 창업자인 세르게이 브린과 점심식사를 했고, 올트먼 CEO의 집에서 함께 포커 게임을 즐겼다. 또 전용기를 타고 온 한 투자자와도 만났다. 이들은 브라운을 자기 회사로 채용하기 위해 삼고초려를 한 것으로, 브라운은 결국 오픈AI를 택했다. 그는 “금전적으로는 다른 옵션이 더 나았지만, 내가 하고 싶은 연구에 더 많은 인력과 컴퓨팅 자원을 아낌없이 지원하겠다고 약속한 점이 가장 마음에 들었다”고 오픈AI 선택 배경을 설명했다.

AI 산업에서 특히 각광 받는 인물은 ‘IC(Individual Contributor·개별 기여자)’로 불리는 스타 연구자들이다. 이들은 경영보다 코드와 논문, 모델 설계 등 기술적 성과로 이름을 알린다. 이들에겐 연간 수십억 원대 보상도 예삿일이다. 일반 대형 IT기업의 상위 엔지니어 평균 연봉은 연봉 약 28만 달러(약 3억 7000만 원), 주식 보상 26만 달러(약 3억 4000만 원) 수준이다. 비교 자체가 무의미할 정도다.

오픈AI는 공동창립자 중 하나이자 수석과학자를 역임한 일리야 수츠케버가 신생 AI 기업인 SSI를 창업하자, 소속 연구자들의 이직을 막기 위해 200만달러(27억원) 규모의 보너스와 2000만 달러(약 270억 원) 이상의 주식 보상을 제안했다. 일부 연구자에게는 단 1년만 머무르면 보너스를 전액 수령할 수 있다는 조건도 달렸다. 음성형 생성AI 스타트업인 일레븐랩스로부터 오퍼를 받은 오픈AI의 한 연구자 역시 최소 100만달러(13억원) 달러의 잔류 보너스를 받았다. 일부 상위 연구자들의 연간 총 보상 패키지는 1000만달러(135억원)가 넘는다고 한다.

일론 머스크 역시 자신이 창업한 AI회사인 xAI에 유망 인재 영입을 위해 직접 나서는 것으로 유명하다. 지난해 그는 오픈AI 본사에서 xAI의 채용 행사를 열기도 했고, 테슬라 인재들 중 컴퓨터 비전 책임자였던 이선 나이트를 xAI로 이직시키기도 했다. 구글 딥마인드도 경쟁에 가세했다. 연 2000만 달러의 고정 보상은 물론, 일부 AI 인재에겐 일반적으로 4년인 주식 베스팅(vesting·주식을 행사하기 필요한 대기시간) 기간을 3년으로 단축하는 파격 제안도 내놓았다.

세상을 바꾸는 AI천재들에게 자금도 몰린다

인재전쟁이 벌어지는 이유는 몇 명의 천재들이 격차를 만든다는 강한 믿음 때문이다. 지난해 오픈AI 최고기술책임자(CTO)였던 미라 무라티가 회사를 떠나 스타트업을 창업하면서, 무려 20명 이상의 오픈AI 인력이 함께 이탈했다. 이 회사는 아직 제품조차 출시하지 않았지만, 창업자와 팀의 역량만으로 이미 사상 최대 규모의 시드 투자 유치를 눈앞에 두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에서 오픈AI로 옮긴 수학자 세바스티앵 뷔벡은 “지금은 모든 분야에서 AI로 인재가 몰려들고 있다”며 “이들은 매우 영리하고, 실제로 기술의 판도를 바꿀 수 있는 존재들”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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