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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회장은 이날 오전 서울 남산 안중근기념관에서 열린 산업정책연구원(IPS) 산하 ‘2023년 제20회 윤경 CEO 서약식’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파빌리온 자산운용을 인수한 것은 1호 신호탄”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교보생명은 이달 4일 파빌리온자산운용 지분 100%를 인수하고, 인수대금 전액 납입을 마치면서 금융지주사 전환의 첫 번째 단추를 채웠다. 또 손해보험사 인수설에 대해선 “지난해 가을께 손해보험사 인수를 타진해 본 적이 있는데 비용이 크고 부실화가 심해 실제 추진은 안됐다”며 “관심은 늘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교보생명의 손보사 인수설은 지난해 말부터 업계 안팎에서 꾸준히 나오고 있다. 생명보험사인 교보생명이 자산운용사에 이어 손보사까지 인수하면 사업 포트폴리오가 한층 넓어지고 금융지주로서의 위용을 갖출 수 있다는 분석이다.
금융지주회사 전환은 신 회장의 숙원 사업 중 하나다. 교보생명은 지난 2005년부터 지주사 전환 검토를 지속해왔다. 공식적으로 지주사 전환 추진을 선언한 건 이번이 처음인데, 성장 기회 확보와 더불어 기업공개(IPO) 재추진 등을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신 회장은 현재 금융지주사 전환을 “주주와 회사간 윈윈할 수 있는 작업”이라고 표현했다. 금융지주 추진 과정에 있어 주주동의 등이 필요한 만큼 불확실성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주주와의 원활한 소통을 통해 이를 잘 풀어나가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신 회장은 “교보생명 이사회에 금융지주회사 전환 계획을 보고했고 담당 임원이 어피니티 측을 포함한 모든 주주들과 대화를 하고 있다”며 “아직까지 협조를 하지 않겠다고 표명한 분은 한 분도 없는 것으로 안다. 금융지주 전환 방법이 여러 가지가 있고 내용도 복잡한데, 서로 이야기를 듣고 이해득실을 따져보려고 대화하는 과정에 있다”고 했다.
이어 금융지주 전환과 주주 간 분쟁을 연관하는 해석에 대해선 선을 그었다. 신 회장은 “주주간 분쟁과 관련해 진행하는 것으로 오해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개인적으로 주주간 분쟁을 해결하기 위해서 금융지주 전환을 하는 것은 가능하지 않은 일”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기조연설에 나선 신 회장은 2000년 대표이사 취임 당시 업계의 부실계약 관행으로 어려웠던 상황을 언급하며, 생존을 위해 한 차원 높은 윤리경영에 나서게 된 배경에 대해 진솔하게 이야기했다.
신 의장은 “금융업은 고객에게 돌려 드려야 할 부채가 많은 만큼 남다른 책임의식이 필요하다”며 단순히 법과 질서를 잘 지키는 소극적 윤리경영을 넘어 ‘적극적 윤리경영’을 펼치는 것이 전략적인 경영방식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