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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부족에 수출효자 'IT·車' 수출 주춤..하반기에 재시동

최정희 기자I 2021.06.16 12:00:00

한은, BOK이슈노트서 ''수출 경기 전망''
베트남 스마트폰 공장 공급 차질 하반기 개선
차량용 반도체 부족 해소로 완성차 생산 회복
수출 45% 차지하는 미·중 경기회복도 ''긍정'' 요인

[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최근 들어 우리나라 주력 품목인 IT와 자동차 수출이 소폭 둔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반도체 등 부품 공급 부족에 따른 스마트폰, 자동차 생산 차질에 따른 영향이다. 다만 이는 하반기부터 개선되면서 수출 호조세는 계속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이굳건 한국은행 조사국 국제무역팀 과장 등은 17일 ‘최근 우리 수출의 회복 요인 평가 및 향후 전망’ 관련 BOK이슈노트를 통해 “올 4월 들어 IT와 자동차 수출(일평균 기준)은 1분기에 비해 다소 둔화되는 모습”이라면서도 “하반기 들어선 공급측면의 부정적 영향이 완화되며 호조세를 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4월, 5월 전체 수출액(통관)은 1년 전 대비 각각 41.2%, 45.6% 증가할 정도로 호조세를 보였으나 수출 주력품목만 따져보면 2분기 들어 증가세가 주춤해졌다.

대(對)중국 무선통신기기 부품 수출액은 작년 4분기 2300만달러(일평균)에서 올 1분기 1500만달러, 4~5월 1400억달러 감소했다. 대베트남 무선통신기기 부품도 4~5월 1100만달러로 작년 4분기 이후 개선 조짐이 없다. 미·중 갈등으로 부족한 부품 재고를 확보하려는 중국의 수입 수요가 일단락된 데다 5G 통신칩 등 중간재 공급 부족으로 삼성전자 베트남 스마트폰 공장에서 생산 차질이 발생한 영향이다. 이에 따라 대베트남 모바일용 반도체 수출은 2분기 중에도 다소 둔화될 것으로 보인다. 모바일용 반도체 수출은 올 1분기 1400만달러에서 4~5월 1300만달러로 감소했다.

자동차도 글로벌 차량용 반도체 부족으로 올 1분기 1억8400만달러(8300대), 4~5월 1억7300만달러(7500대)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현대자동차 울산, 아산 공장 등이 휴업 및 감산에 착수하는 등 4월중 국내 공장 생산차질 규모는 4만대 이상으로 1분기(1만8000대)에 비해 크게 증가했다.

다만 IT와 자동차 수출은 하반기 들어선 개선될 것으로 전망됐다. 이 과장은 “IT부문의 경우 공급 측면의 부정적 영향이 완화되고 신규 CPU 및 신제품 출시로 서버·모바일용을 중심으로 반도체 수요가 확대되면서 IT수출이 다시 견조한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글로벌 서버와 스마트폰 생산량은 각각 2분기 330만대, 3만4100만대에서 4분기 340만대, 4만1400만대로 증가할 전망이다.

차량용 반도체 부족은 올해 중 완전히 해소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이나 하반기부턴 점차 완화될 전망이다. 이 과장은 “대만 TSMC가 1분기 중 생산설비를 IT용에서 차량용으로 재분배하면서 3분기에는 차량용 반도체 공급이 늘어날 전망”이라며 “미국 업체의 정전, 일본 업체의 화재로 인해 발생한 반도체 공장들도 점차 정상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주력 품목의 하반기 수출 개선 외에도 미국, 중국의 경기 회복세가 우리나라 수출 회복을 이끌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 전체 수출의 45.3%(2019년 기준, 중국 26.7%·미국 18.6%)는 중국, 미국에서 발생한다. 작년 하반기엔 미국의 수입 수요가, 올 1분기엔 중국이 우리나라 수출 회복을 이끌었다. 한은 자체 추정 결과 작년 3분기, 4분기 수출은 전기대비 각각 18.1%, 5.4% 증가했는데 미국의 기여도는 각각 9.3%포인트, 3.6%포인트에 달했다. 올 1분기에는 2.1% 수출 증가 중 중국 기여도가 3.8%포인트로 집계됐다.

이 과장은 “글로벌 반도체 수요가 확대되고 경기 부양책 효과, 주요국의 높은 가계저축률에 따른 펜트업 수요 등을 고려하면 하반기 수출도 호조를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백신 보급 확대로 미국 등 주요국의 소비가 수입 유발 효과가 낮은 대면 서비스 소비 위주로 회복될 경우엔 우리나라 수출 증가세가 완만해질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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