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유인 우주선 발사 임무는 민간 우주 운송 시대의 본격 개막을 의미한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 5월 NASA 소속 우주비행사 2명이 시험 비행으로 가능성을 확인했다면 NASA의 상업용 선원 프로그램으로 인증을 받아 수행하는 실전 임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이번에 탑승한 우주비행사 중에는 일본인이 포함돼 눈길을 끈다. 그 주인공은 바로 일본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의 노구치 소이치 우주비행사다. 그는 민간 우주 운송 시대의 본격 개막을 알릴 민간 유인우주선 ‘리질리언스’에 탑승한 4인의 우주인에 아시안으로 유일하게 포함됐다.
노구치 소이치 우주비행사는 일본의 베테랑 우주비행사로 우주에서 약 177일을 보냈다. 미국 우주왕복선, 러시아 소유즈 우주선을 타고 국제우주정거장에 체류한 경험이 있다. 이번 우주선이 ISS에 27시간 내 도킹하고, 체류까지 성공적으로 이뤄지면 그는 미국, 소련, 민간 기업의 우주선을 모두 타고 ISS에 체류하는 기록을 세운다.
◇2005년 美 디스커버리, 2009년 러시아 소유즈 우주선 탑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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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1996년 일본국립우주개발청(NASDA, 현 JAXA)을 통해 우주비행사 후보로 선정됐고, NASA의 존슨우주비행센터에서 2년 동안 훈련을 받았다. 2005년 미국 우주왕복선 디스커버리에 탑승해 ‘STS-114’ 임무에 참여해 약 2주간 머물며 우주유영을 통해 기체 보수를 수행했다. 2009년에는 러시아 소유즈 우주선을 타고 ISS에서 약 163일을 머물렀다. 이때 야마자키 나오코 우주비행사와 함께 일본인으로선 처음으로 동시에 국제우주정거장에 머물렀다.
이번 우주선에 함께 탑승한 우주비행사들에게는 ‘조용하면서도 위트가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노구치 소이치 우주비행사는 스페이스X 영상중계를 통해 “고등학생 때부터 우주비행사로의 꿈을 키워왔으며 우주비행사 후보로 선정된 이래 우주왕복선, 소유즈 우주선을 탔다”며 “우주 탐사에도 다양성이 중요하며, 국제협력으로 다른 국가들의 우주비행사들도 이 우주선을 체감했으면 한다”고 했다. 그는 “21세기에 어울리는 우주선 설계로 살아 있다는 느낌을 받았고, 첫 상업용 우주선에 탑승하게 돼 기쁘다”고 소감을 전했다.
◇일본, JAXA에 자체 모듈 보유…국제 협력 지속해 와
이번 일본 우주인의 탑승은 국제우주정거장에 자체 모듈을 보유한 일본의 과학기술 투자와 국제우주정거장에서의 미국, 유럽 등과의 교류와 협력에 주력했기에 가능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구 상공 400km의 ‘우주실험실’인 ISS에는 미국, 러시아, 프랑스, 독일, 일본, 이탈리아, 영국, 벨기에, 덴마크 등이 참여하고 있다. 이중 러시아(4개), 미국(9개), 유럽(1개), 일본(2개) 등 총 16개 실험모듈을 부착해 활용하고 있다. 일본은 특히 ‘키보(KIBO)’라고 이름 붙인 가장 큰 실험 모듈을 보유해 우주실험에 활용해 왔다.
이상률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달탐사사업단장은 “일본은 ISS에 자체 모듈을 보유했고, ISS 협력국이기 때문에 일본 우주비행사도 포함됐다고 본다”며 “일본은 그동안 미국의 우주왕복선과 러시아 소유즈 우주선을 빌려 타다 이번에 민간 유인우주선을 통해 ISS로 가게 된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