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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이승현 기자] 검찰이 이른바 ‘남산 3억원 의혹’ 사건의 핵심 인물인 라응찬(81) 전 신한금융지주 회장을 소환했다.
24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조사2부(부장 노만석)는 이날 오전 10시부터 라 전 회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남산 3억원 사건은 이명박 전 대통령 취임식 직전인 2008년 2월 당시 라응찬 회장이 이백순 신한은행장을 시켜 서울 남산자유센터 주차장에서 이 전 대통령 측에 현금 3억원을 당선 축하금으로 전달했다는 의혹이다. 자금 수령자는 이 전 대통령의 형인 이상득 전 의원이라는 의혹이 제기됐다.
남산 3억원 의혹은 지난 2010년 라 회장과 이 은행장이 신상훈 사장 등을 횡령 등 혐의로 고소한 이른바 ‘신한 사태’에 대한 검찰 수사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별도로 불거졌다. 그러나 검찰은 라 전 회장의 현금전달 의혹을 규명하지 못한 채 신 전 사장의 횡령 혐의만 기소했다.
앞서 검찰은 지난달 27일 라 전 회장, 신 전 사장, 이 전 은행장의 자택에 검사와 수사관을 보내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압수수색 이후 이 전 은행장과 위성호 전 신한은행장 등을 불러 조사했다. 위성호 전 은행장의 경우 당시 신한지주 부사장으로서 현금 3억원 전달과 관련한 사실을 은폐하고 거짓 증언을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검찰은 라 전 회장을 상대로 이 전 의원 측에 실제 자금전달 여부와 자금의 출처 등을 집중 추궁할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 사건 관련 재판과정에서 거짓으로 증언했는지 등도 살펴볼 예정이다.
검찰은 라 전 회장 조사를 마친 뒤 이 사건에 연루된 전직 신한금융지주 임원에 대한 신병처리를 결정할 계획이다.
법무부 검찰 과거사위원회는 이 사건을 조사해 검찰의 부실수사 정황 등을 확인했다며 지난해 11월 검찰에 재수사를 권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