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정 대표 "정치적 희생양…다 조사받겠다"(종합)

이윤정 기자I 2014.12.05 15:46:26

5일 기자회견서 입장 표명
"난 정치적 희생양"
"성희롱 정확한 정황 내놔야"
"책임질 부분 책임지고 모든 조사 받을 것"

‘성희롱 막말논란’에 휩싸인 박현정 서울시향 대표가 5일 서울 종로구 세종로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자신의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사진=방인권 기자 bink7119@).


[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서울시립교향악단(이하 서울시향) 사무국 직원들로부터 성희롱·인사전횡 등을 이유로 퇴진을 요구받은 박현정 대표이사가 자신은 “정치적 희생양”이라고 주장했다.

5일 서울 종로구 세종로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박 대표는 “(이번 논란의) 배후에 정명훈 예술감독이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박 대표는 “이런 일로 서울시향이 9년여 동안 쌓아온 이미지와 성과에 누를 끼친 점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한다”며 “감사원의 감사결과에 따라 책임질 것이 있는 부분은 책임지고 어떤 조사도 피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 2일 서울시향 사무국 직원 17명은 박 대표가 지난해 2월 1일 취임 이후 직원들에 폭언과 욕설, 성희롱을 하고 공개적 절차 없이 지인의 자녀나 제자를 채용하는 등 인사전횡을 했다는 내용의 호소문을 배포했다. 구체적으로 “미니스커트 입고 네 다리로 음반 팔면 좋겠다”거나 “(술집) 마담 하면 잘할 것 같다” 등의 폭언과 함께 남자직원을 성추행하기도 했다는 주장이다.

박 대표는 이러한 논란에 대해 “미니스커트라는 단어를 썼을 순 있다. 하지만 맥락이 중요한데 일부분만 떼놓고 보면 이상한 말을 한 사람이 돼 버린다”며 “성추행을 했다면 언제 어디서라는 정확한 정황이 필요하다. 직원들과 일대일로 얘기하고 싶다”고 말했다. 인사전횡 의혹도 부인했다. 박 대표는 “서울시향의 중장기사업에 대해 재능기부 식으로 자문위원을 해주는 분이 있다”며 “그분 딸이 무료로 인턴을 할 수 있느냐며 물어와서 같이 작업을 했다. 이것이 지인 자녀를 채용한 것으로 돼 있는데 맞는 말이냐”고 반문했다.

박 대표는 이번 논란이 정명훈 서울시향 예술감독과 박원순 서울시장의 합작품이라는 입장이다. 지난 1일 박원순 서울시장을 만난 자리에서 대표이사직을 그만두라는 압력을 받았다는 것. 시의회 회기만 마치고 나가겠다는 의견을 전했지만 거절당했다고 했다.

박 대표는 “정명훈 감독이 11월 안에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재계약을 안 하겠다고 해서 생긴 일”이라며 “오는 10일 정 감독이 시의회 증인출석을 요구받고 재계약을 앞둔 시점이라 (박 시장이) 거기에 부응해 주는 게 아닌가 추정된다”고 말했다. 이어 “직원들의 음해성 투서가 들어오면 본인에게 사실 확인을 해야 하는데 보여달라고 요구해도 거절 당했다”며 “상식적으로 여러 정황이 납득이 안 간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감사원에서 철저하게 조사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향후 거취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박 대표는 “처음 회기만 마치고 그만두겠다고 했지만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며 “감사원의 감사가 끝나고 나면 거취를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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