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차별 살인 예고 범인, 구속시키고 보니..

[이데일리 박지혜 리포터] 최근 일본에서 ‘컴퓨터 원격조작 바이러스’로 인해 애꿎은 사람들이 곤혹을 치르는 사건이 발생했다.

지난 8일(현지시각) 아사히 신문, 마이니치 신문 등 현지 언론은 K모 씨(43세)가 업무방해 혐의로 구속됐다가 지난달 21일 조사가 더 필요하다며 석방됐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오사카 경찰청은 지난 7월 29일 오사카시 홈페이지에 “오타 로드(오사카의 번화가)에서 무차별적인 살인을 저지르겠다”는 글을 남긴 범인을 K씨라고 지목하고 그를 구속시켰다.

K씨는 경찰의 IP 주소 추적 끝에 붙잡혔지만 곧 그의 컴퓨터에 원격조작 바이러스가 심어진 것이 발견되면서 풀려났다.

K씨의 결백이 밝혀진 것은 지난달 14일 미에현에서 벌어진 A모 씨(28세)의 사례 때문이기도 했다. A씨도 한 인터넷 게시판에 ‘이세(伊勢) 신궁을 파괴하겠다’는 글을 작성한 혐의를 받았으나, 그의 컴퓨터에서 원격조작 바이러스가 발견돼 누명을 벗을 수 있었다.

일본 경찰은 K씨와 A씨의 컴퓨터에서 같은 명칭의 원격조작 바이러스가 확인됐고, 한 사람이 여러 사람의 컴퓨터에 바이러스를 심은 뒤 범행 예고 글을 작성한 것으로 보고 수사에 나섰다. 또 일본 전역에 사이버 범죄 수사시 원격조작 범행의 가능성을 염두에 두라고 지시했다.

한편, 오사카 무차별 살인이나 이세신궁 폭파와 같은 범행은 실제로 벌어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