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정남 기자] 독일에서 진행된 삼성전자와 애플 간의 특허 전쟁이 결국 `무승부`로 일단락됐다. 두 회사 모두 헛발질만 한 꼴이다.
특허소송의 특성상 한 쪽이 확실한 우위를 점하지 못하면 합의 가능성은 그만큼 낮아진다. 승부의 분수령이었던 2일 본안소송에서도 승부를 결정짓지 못한 두 회사간 특허 공방전은 장기전으로 접어들 가능성이 커졌다.
2일 삼성전자(005930)와 외신들에 따르면 독일 만하임법원은 삼성전자가 애플을 상대로 제기한 통신기술 관련 특허 침해 소송을 기각했다.
이번 판결은 삼성전자가 가진 `데이터 전송시 오류 감소를 위한 부호화 기술`을 애플이 침해했는지 여부를 가리는 것이었다. 만하임법원은 애플이 특허를 침해한 것이 아니라는 판결을 내렸다.
이로써 삼성전자는 애플을 상대로 제기한 통신기술 특허 침해관련 소송 3건 모두 기각됐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4월 "애플이 통신 표준특허 3건을 침해했다"면서 만하임법원에 소송을 제기했지만, 법원은 앞서 두 차례의 재판에서도 삼성전자의 주장을 기각했다. 삼성전자는 곧장 항소할 예정이다.
이날 만하임법원은 삼성전자를 상대로 한 애플의 잠금해제 관련 특허소송도 기각했다. 이는 애플이 지난해 6월 삼성을 상대로 낸 6건의 특허침해 본안 소송에 대한 첫 번째 판결이다.
독일 뮌헨법원은 지난 16일 애플이 모토로라를 상대로 제기한 같은 내용의 소송에서 애플의 손을 들어준 바 있다. 나머지 5개의 특허 소송은 `스크롤바운싱`, `멀티터치` 등에 관한 것이다. 모두 올해 상반기 안으로는 본안소송 판결이 나온다.
당초 이날 판결은 삼성전자와 애플간 특허소송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주목받았다. 본안소송은 곧바로 해당제품에 대한 판매금지 혹은 특허료 청구 등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만큼 상대방에게 입히는 타격이 커 한쪽이 모두 승리할 경우 합의를 앞당길 수도 있을 것이란 관측이 많았다.
승부를 결정짓지 못한 두 회사 간의 특허전은 장기전으로 접어들 가능성이 커졌다는 게 업계 관측이다. 두 회사 모두 여전히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는 점도 이 같은 분석에 힘을 더하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선 소송전이 점차 소모전으로 치닫고 있는 상황을 감안, 결국 적당한 선에서 타협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애플의 특허침해 사실을 입증하기 위해 항소할 것"이라면서 "지난해 12월 제기한 통신관련 특허 2건 등 4건이 더 있어,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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