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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현장)"역사적 현장에 있었다고 말하고 싶어서…"

손희동 기자I 2008.06.10 23:45:06
[이데일리 손희동기자] 10일 사상 최대 인파가 모인 광화문 앞에는 자정이 되도록 대부분 참가자들이 자리를 뜨지 않고 집회를 이어가고 있다.

○…오후 9시경 집회를 마친 시위대는 곧바로 거리행진을 시작했으나 경찰측이 이순신 장군 동상앞에 설치해 둔 컨테이너 바리케이드에 막혀 더 이상 앞으로 나가지 못하고 있다.

주최측은 바리케이드 앞에 즉석 연단을 설치하고 집회 참가자들의 자유발언을 독려하는 등 집회 분위기를 고조시키려 노력하는 중이다. 시민들은 "쇠고기 전면 재협상" 등의 구호를 외치며 집회를 이어가고 있다.

○…집회가 정체상태를 보이자 일부 시민들은 귀가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으나 대부분의 시민들은 광화문 근처 길거리에 삼삼오오 모여앉아 이야기 꽃을 피우고 있다.

학생들로 보이는 젊은 참가자들은 인근 편의점에서 맥주 등을 사와 즉석 술판을 벌이기도 하는 등 집회 분위기는 흡사 대학 축제와도 같은 상황이다.
 
대학들이 하나둘씩 시험기간에 들어갔음에도 불구하고 대학생 참가자들도 많이 눈에 띄었다. 내일이 시험 시작이라고 밝힌 한 대학생은 "나중에 내 자식들에게 아빠가 그 역사적 현장에 있었다고 말하고 싶어 시험도 마다하고 나왔다"고 말했다.

○…보수단체가 오늘 촛불집회에 대항하기 위해 시청앞 광장에서 열었던 맞불집회는 다소 싱거운 분위기 속에 끝이 났다. 촛불집회 참가자들과의 충돌이 예상됐지만 우려할 만한 일은 벌어지지 않았다.

가끔 양쪽 집회 참가자들 사이에서 고성이 오고가기도 했으나 다른 참가자들이 얼른 제지에 나서는 등, 대체로 양쪽 모두 별다른 시비거리를 만들지 않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었다.

○…진보 논객으로 유명한 진중권 중앙대 교수가 모 인터넷 사이트의 리포터로 나서 눈길을 끌었다. 진중권 교수는 집회 참가자과 즉석 인터뷰를 시도하기도 하는 등 집회 참가자들과의 적극적인 스킨십을 시도하려 애썼다.

진 교수와의 개별 인터뷰를 시도해 봤지만, 그는 `근무중`임을 이유로 정중히 사양했다.

○…시민들이 밤 늦게까지 광화문 일대에서 머물자 인근 커피 전문점이나 편의점 들은 손님이 끊이지 않아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한 아이스크림 전문점 아르바이트생은 "주말이 아니고선 이런 경우는 좀처럼 없었다"며 "피곤하긴 해도 사람들이 많이 찾아줘 힘이 난다"고 웃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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