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5회 행정고시 합격 후 법제처와 기획재정부, 청와대, 강원도 등에서 정책 입안, 평가 및 정책조정 업무를 담당한 바 있는 우 그룹장은 “기업들은 새 정부 출범에 따른 정책 변화와 불확실성에 대비해 리스크 관리와 컴플라이언스 시스템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
기업 경영에 큰 영향을 미칠 우선 대응 분야로는 노동과 조세 정책을 지목했다. 우 그룹장은 “모든 기업에 공통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분야”라며 “주 4.5일제, 노란봉투법(노동조합법 제2조·제3조 개정안) 등의 동향에 주목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상속세제 개편은 대선 후 본격 논의될 가능성이 크다. 다만, 기업이 관심을 갖는 최대주주 할증제도에 대해서는 양당의 입장 차이가 뚜렷하다고 그는 설명했다.
AI 등 첨단산업 분야도 중요한 변화가 예상된다. 우 그룹장은 “주요 정당 후보 모두 AI 등 첨단산업 지원책을 강조하고 있다”며 “이를 적극 활용할 사업 계획과 투자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특히 세제 혜택, 규제 완화 등 각종 지원책 활용 방안 모색이 필요하다고 짚었다.
더불어민주당 집권 시에는 환경 정책의 변화도 클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우 그룹장은 “온실가스 감축 등 탈탄소 전환에 대비한 시스템 구축을 서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규제 완화는 양대 정당 모두 강조하고 있으나, 실제 성과는 대통령의 의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정책 불확실성에 효과적으로 대응하려면 차기 정부의 정치 구도에 따른 시나리오별 전략이 필요하다.
민주당이 국회 과반 의석을 차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재명 민주당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될 경우, 국회를 통과한 법률은 그대로 시행될 가능성이 크다. 우 그룹장은 “그동안 거부권 행사의 대상이었던 노란봉투법, 상법, 양곡관리법 등의 재통과 가능성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민주당이 여당이 되면 야당 시절보다는 신중한 태도를 보일 수도 있다. 이런 상황에서는 정부 정책의 국회 통과 가능성이 커지므로, 기업들이 정부에 적극적으로 정책을 건의할 필요가 있다고 우 그룹장은 덧붙였다.
반면,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가 당선돼 여소야대 정국이 된다면, 윤석열 정부 때와 같은 교착 상태가 반복될 수 있다. 이 경우 법률 제정 및 개정이 어려워 여야 합의가 힘든 정책은 시행이 지연될 가능성을 고려해야 한다.
기업들이 추가로 준비해야 할 사항도 제시됐다. 우 그룹장은 “새 정부는 인수위원회가 아닌 ‘국정기획자문위원회’를 통해 국정과제를 선정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노사 문제, 의정 갈등 등 사회적 이슈는 물론, 논란 있는 정책들에 대해서는 충분한 의견수렴 과정을 거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이에 기업들은 국정과제 선정 과정에서 의견을 반영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소통 채널을 구축할 필요가 있으며, 업계 차원의 전략 수립도 중요하다고 우 그룹장은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