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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코프로는 이번 회사채 발행을 위한 신용등급 평가에서 스플릿이 발생했다. 한국기업평가가 지난달 16일 에코프로의 신용등급을 A-(안정적)으로 평가한 반면, 한국신용평가는 18일 BBB+(긍정적)로 한 노치 낮게 봤다.
스플릿 발생은 투자 수익률이 불명확해진다는 점에서 대표적인 악재로 여겨진다. 조달 금리와 베팅 금리를 산정하기가 어려워지며, 공모 회사채 발행 시 낮은 등급의 민간채권평가사(민평) 금리를 기준으로 채권 가격을 책정하기 때문이다.
에코프로의 스플릿은 지주사라는 점에서 발생한다. 에코프로그룹의 지주사이기 때문에 채무에서 구조적인 후순위 요인이 반영돼 통합신용도 대비 낮은 신용등급이 부여되면서다. 한기평은 에코프로그룹의 통합신용도를 A로, 한신평은 A-로 평가했다.
에코프로는 공격적인 투자 확대로 인해 순차입금이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연도별 차입금의존도는 △2021년 30.0% △2022년 30.4% △2023년 1분기 말 33.1% 등의 순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부채비율도 △100.4% △112% △124.5% 등으로 늘었다.
한기평은 “향후 계열 전반의 투자 확대로 인한 차입금이 증가하고, 계열 재무부담이 심화될 것을 감안할 때 구조적 후순위성을 완화할 수 없을 것으로 판단해 통합신용도 대비 낮은 신용등급을 부여했다”고 설명했다.
한신평도 “에코프로의 BBB+등급에는 에코프로비엠 등 주력 계열사 대부분을 포함하고 있는 연결실체의 신용도와 지주사 채무의 후순위성이 반영됐다”고 밝혔다.
기업들이 회사채를 발행해 공모자금을 조달하기 위해서는 신용평가사 2곳으로부터 회사채 등급평정을 받아야 한다. 만일 NICE(나이스)신용평가로부터 다시 신용등급을 평가받는다 해도 A급을 받을 가능성은 낮다. 앞서 나신평은 에코프로비엠의 신용등급을 A-로 평가했는데, 통합신용도를 고려했을 경우 또다시 한 노치 내린 BBB급이 매겨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나신평과 한신평이 최근 정기평가를 통해 주력 계열사인 에코프로비엠의 신용등급을 기존 BBB+에서 AA-로 상향했다”면서 “나신평에서 신용등급 평가를 받아도 등급 스플릿 상태는 변함이 없을 것”이라고 답했다.
한편, 에코프로는 에코프로그룹의 지주회사다. 자회사로는 에코프로비엠, 에코프로머티리얼즈, 에코프로이노베이션, 에코프로에이피, 에코프로씨엔지, 에코프로에이치엔 등이 있으며, 전지재료와 환경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특히 전지재료 사업이 에코프로 연결기준 매출액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주력 사업이다. 에코프로는 지난 2016년 이차전지 양극재 사업을 전문화하기 위해 에코프로비엠을 물적분할했고, 에코프로에이치엔을 인적분할한 뒤 지주회사로 전환했다.
에코프로는 그동안 에코프로비엠의 공모채 또는 사모채 위주로 자금 조달을 이어왔다. 업계에서는 이번 자금을 생산 능력 확대를 위한 투자금으로 사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시장점유율 확대를 위해 주요 양극재 제조업체들이 공격적인 증설 투자를 지속하고 있으며, 에코프로의 경우 당장 만기 도래를 앞둔 차입금이 없기 때문이다. 올해 3월 말 기준 에코프로는 오는 2026년 7월 만기를 앞둔 전환사채(CB) 1500억원을 보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