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재정 확충과 학생 유치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미국 대학들도 기업 경영을 본따 변신하고 있다. 미국 동부를 대표하는 명문 사학들인 아이비리그 대학들이 가장 발빠르게 기업체 임원들과 유사한 방식으로 총장들에게 성과에 연동한 보너스까지 제공하고 있다.
26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세금 신고서를 토대로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리 볼린저 컬럼비아대 총장은 지난 2013년에 1년전에 비해 36%나 늘어난 460만달러(약 50억9130만원)의 소득을 올렸다. 예일대를 이끌고 있는 리처드 레빈 전 총장도 같은 해 은퇴하면서 850만달러(약 94억800만원)에 이르는 보너스를 지급받았다.
이처럼 미국 명문대학 총장들의 급여는 미국 기업들과 마찬가지로 성과 연동 보너스와 퇴직 보너스 등이 포함된 형태로 바뀌고 있다. 대학들은 이같은 연봉이 고액인지 여부를 판단할 근거가 없다는 입장이지만, 대학내 여러 조직과 교수, 동문, 학생 등은 과도한 보상이 아닌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야피앤코사의 보상전문 컨설턴트인 알렉산더 야피는 “대학 내부에서는 물론이고 미디어와 후원자, 국세청(IRS) 등에서도 총장들의 고액 연봉에 대한 철저한 감시 요구가 늘어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볼린저 총장의 총 소득에는 117만달러의 기본급과 94만2600달러의 보너스 뿐만 아니라 대학내 사택과 전용 차량, 차량 운전사 등 다양한 혜택까지 포함돼 있다. 또한 레빈 전 총장 역시 114만달러의 연봉을 받으면서도 퇴직 보너스로 850만달러라는 거액을 챙겼다는 점에서 도마위에 오르고 있다.
예일대 외에도 아이비리그에 속한 브라운대학, 다트머스대학 등도 퇴직하는 총장에게 비슷한 규모의 보너스를 지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브라운대학 전 총장이던 루스 사이먼스 전 총장은 지난 2013년에 68만6483달러의 퇴직 보너스를 챙겼고, 제임스 라이트 전 다트머스대 총장 역시 2009년 퇴직하면서 31만6866달러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