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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계 미국인 박사, 극단적 선택…中 “美의 마녀사냥 탓”

이명철 기자I 2024.09.04 10:48:35

"美 조사 받던 제인 우 박사 시카고서 사망"
“트럼프 행정부의 ‘차이나 이니셔티브’ 때문”
“미국, 중국에 극단적 정책 추진…모두의 비극”

[베이징=이데일리 이명철 특파원] 미국 당국의 조사를 받던 중국계 미국인 과학자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을 두고 중국측이 미국의 마녀 사냥 때문이라며 비판했다. 미·중 패권 경쟁이 벌어지면서 미국은 중국에 대한 제재와 함께 안보를 강화하고 있는데 이 과정에서 피해자가 생기고 있다는 게 중국의 주장이다.

(그래픽=게티이미지뱅크)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지난달 31일 미국 노스웨스턴대학 파인버그 의대 연구교소 출신인 제인 우 박사가 지난달 10일 시카고 자택에서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고 보도했다.

SCMP는 우 박사 사망과 미국 당국의 중국인 과학자 스파이 조사가 연관이 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미국은 도널드 트럼트 대통령 시절인 2018년 11월부터 중국의 미국 기술 정보와 지식재산권(IP) 탈취 시도를 저지하는 수사 프로그램인 ‘차이나 이니셔티브’를 진행했다. 인종 차별 등의 우려로 2022년 2월 공식 종료됐지만 아직 여파가 지속되고 있다는 관측이다.

우 박사는 중국의 해외 인재 양성 프로그램인 ‘천인계획’에 참여했었는데 이후 미국 국립보건원의 별도 조사 대상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관영 환구시보의 영문판인 글로벌타임스(GT)는 4일 이번 사건을 두고 “미국이 중국의 과학기술 단속을 강화함에 따라 파급 효과는 비극적으로 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GT는 SCMP 보도를 인용해 우 박사의 사망 원인에 대한 공식 조사 결과는 아직 발표되지 않았지만 우 씨가 사망 전에 엄청난 압박을 받았으며 이는 미국의 조사로 악화됐을 수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미국에서 과학·기술 전문가들이 번창하는 것, 최악의 경우 생존하는 것이 점점 더 어려워진다고 주장했다.

지난 6년간 미국 내 아시아계 250명 이상 연구자들이 중국에서 미국 국립보건원의 자금 지원을 받은 연구와 겹치는 연구를 공개하지 않거나 다른 규정을 위반한 혐의로 기소돼 조사를 받았다. GT는 이중 유죄 판결이 3건에 그쳤다며 대부분 혐의가 근거 없고 날조됐다고 지적했다.

미국의 조사 결과 112명의 과학자가 일자리를 잃었고 다수는 경력이 산산조각났으며 어떤 사람들은 조사를 받지 않았지만 끝없는 두려움에 살고 있다고 GT는 전했다.

GT는 미국 내 중국 관련 과학자들에 대한 마녀사냥은 트럼프 해정부의 차이나 이니셔티브 때문이라고 지목했다. 2022년 이 정책이 종료됐음에도 미국 당국은 여전히 암묵적으로 이를 지지하거나 최소한 유사한 접근 방식을 사용하고 있다는 판단이다.

GT는 “우 박사의 죽음은 중국에 대해 더욱 극단적인 과학기술 정책을 끊임없이 모색하고 있는 미국에 경종을 울리는 계기가 돼야 한다”며 “과학기술이 중국에 대한 워싱턴의 광적인 억압의 도구가 되었다는 사실은 미국의 대중국 정책의 비극일 뿐만 아니라 미국 과학 연구 공동체의 발전에 대한 비극”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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