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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산에 HBM 효과까지…삼성전자·SK하이닉스, 4Q 회복 탄력

김응열 기자I 2023.12.11 15:05:32

삼성전자 4Q 영업익 3.5조 추정…반도체 적자 대폭 감소
SK하이닉스도 손실 축소…3Q 1.8조서 4Q 2700억원으로
감산에 D램·낸드 고정거래가격 반등 영향…HBM 수혜도

[이데일리 김응열 기자] 삼성전자(005930)SK하이닉스(000660)가 ‘반도체 쇼크’에서 벗어나고 있다. 이달 제시된 올해 4분기 실적 컨센서스가 1개월 전망치보다 개선되면서 회복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1년 가까이 이어지는 감산과 더불어 인공지능(AI) 시장 수혜 품목인 고대역폭메모리(HBM) 효과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 평택 반도체공장과 SK하이닉스 경기 이천본사. (사진=삼성전자, 연합뉴스)
11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올 4분기 영업이익은 3조5193억원으로 추정된다. 지난 3분기 2조4335억원보다 44.6% 늘어나는 규모다.

3개월 전 삼성전자의 4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4조4098억원이었다. 그러나 글로벌 불황으로 업황 회복이 다소 늦어지면서 지난달에는 3조4842억원으로 전망치를 낮췄다. 그러다 이달 들어 컨센서스를 소폭 높였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의 반도체사업 담당 DS부문에서 적자를 대폭 줄일 것으로 보고 있다. 키움증권은 4분기 DS부문 적자를 7680억원으로 예상하고 있다. 현대차증권은 9150억원의 손실을 추정한다. 삼성전자 DS부문이 1분기와 2분기 각각 4조원대 적자를 낸 데 이어 3분기에도 3조7500억원의 손실을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대폭 줄어드는 것이다.

SK하이닉스 역시 적자를 대폭 줄일 것으로 보인다. SK하이닉스의 4분기 영업손실은 2752억원으로 추정된다. 3분기에는 1조7920억원의 손실을 기록했지만 4분기에는 1조원 밑으로 떨어질 전망이다.

SK하이닉스의 4분기 영업손익 컨센서스는 시간이 갈수록 개선되는 경향이 뚜렷하다. 3개월 전에는 7590억원의 손실을 볼 것으로 예상됐지만 지난달에는 -3342억원으로 하향조정됐고 이달 들어 적자 규모가 또 줄어들 것으로 추정됐다.

두 회사의 이 같은 개선은 감산에 따른 메모리 가격 상승 효과가 컸다. D램익스체인지 집계 결과 줄곧 하락하던 D램과 낸드플래시 고정거래가격은 지난 10월부터 지난달까지 두 달 연속 상승 중이다. PC향 DDR4 8Gb 1Gx8 기준 D램 가격은 지난 9월말 평균 1.3달러에서 10월 1.5달러로 약 15% 뛰었고 11월에도 3.3% 오른 1.55달러를 기록했다. 낸드(128Gb 16Gx8 MLC 기준)도 10월 3.88달러로 전월 대비 1.59% 오른 데 이어 11월에도 5.41% 상승했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오랜 기간 반도체업황을 괴롭혀온 과잉재고는 연말을 지나며 점차 해소될 것”이라며 “감산 이후 공급자 우위로 돌아선 메모리는 가격의 상승 탄력이 강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SK하이닉스는 HBM 효과도 누리고 있다. HBM 시장에서 입지를 먼저 다진 SK하이닉스는 4세대 제품인 HBM3를 엔비디아에 독점적으로 공급하고 있다. HBM은 D램을 여러 개 쌓는 만큼 기존 D램보다 더 비싸게 팔 수 있다. 4분기에도 HBM 효과가 이어지면서 낸드사업에서 발생하는 적자를 상당부분 상쇄할 것이란 관측이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리서치센터장은 “SK하이닉스는 판가 상승폭 확대와 제품 믹스 개선에 힘입어 4분기 적자가 대거 감소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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