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리 이어 팹리스까지…반도체 전방위 매출 하락

김응열 기자I 2022.12.19 15:43:32

3분기 글로벌 D램 매출, 2분기보다 29.8% 뚝
팹리스도 어렵다…10대 기업 매출 5.3% 하락
파운드리 성장세 이어지지만…”타격 불가피”

[이데일리 김응열 기자] 메모리에서 시작된 불황이 반도체업계 전반으로 확산하고 있다. 올해 3분기 글로벌 D램 매출이 직전분기보다 감소한 데 이어 팹리스(반도체 설계) 주요 업체들의 실적도 하락세로 접어들었다. 아직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는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도 매출 감소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삼성전자의 메모리 반도체 LPDDR5X D램. (사진=삼성전자)
19일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옴디아에 따르면 올 3분기 글로벌 반도체업계의 D램 매출액은 175억4800만달러로 집계됐다. 2분기(249억8400만달러)보다 29.8% 급감했다.

업계 1위인 삼성전자(005930)의 3분기 D램 매출은 71억3300만달러로, 2분기보다 34.2% 떨어졌고 같은 기간 SK하이닉스(000660)의 매출도 25.3% 준 52억4600만달러로 집계됐다. 미국 마이크론도 26.3% 내려갔다. 글로벌 경기침체로 D램 판매가 여의치 않은 가운데 고객사들의 재고조정도 겹치며 가격이 연일 하락한 탓이다. 시장조사업체 D램 익스체인지 집계 결과 PC용 D램 범용제품(DDR4 1Gb*8)의 고정거래가격은 지난해 7월 4.1달러까지 오른 이후 꾸준히 약세를 보이다 지난달 2.21달러를 기록했다.

시장 상황이 좋지 않은 건 팹리스도 마찬가지다. 트렌드포스 조사 결과 올 3분기 글로벌 10대 팹리스기업의 매출액은 총 373억8000만달러다. 2분기 394억8000만달러에서 5.3% 줄었다.

글로벌 팹리스 10대 기업 3분기 매출액. (사진=트렌드포스)
시장 1·2위 업체는 매출이 올랐으나 3~5위권의 낙폭이 컸다. 팹리스 1위 퀄컴은 2분기 대비 3분기 매출이 5.6% 늘었고 2위 기업에 오른 브로드컴은 6.8% 증가했다. 반면, 엔비디아는 2분기 70억8600만달러에서 3분기 60억9300만달러로 14% 추락했다. 주력사업인 그래픽카드에서 수요가 부진했다. 같은 기간 AMD도 15% 떨어졌고 미디어텍 역시 11.6% 하락했다.

파운드리는 매출 성장이 아직 이어지고 있다. 글로벌 10대 파운드리 기업의 3분기 매출액은 총 352억500만달러다. 2분기 332억1300만달러보다 6% 성장했다.

업계 1위인 TSMC가 굳건히 버텼다. TSMC 매출은 2분기 181억4500만달러에서 3분기 201억6300만달러로 11.1% 증가했다. 7나노미터(nm) 이하 초미세 공정의 우위가 매출 상승으로 이어졌다. 반면 삼성전자는 이 기간 55억8800만달러에서 55억8400만달러로 0.1% 감소했다. 이밖에 대만 UMC 매출은 1.3% 올랐고 미국 글로벌 파운드리스가 4.1%, 중국 SMIC는 0.2% 증가했다.

그러나 파운드리 역시 머지않아 부진에 빠질 가능성이 크다. 팹리스 실적이 부진해지면 팹리스의 주문을 받는 파운드리도 타격은 시간문제여서다.

트렌드포스는 “하반기 성수기 수요가 부진한 가운데 재고 소진이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며 “이는 파운드리 주문 조정으로 이어져 4분기에는 매출 감소를 기록하는 등 2년의 호황이 끝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도 “스마트폰 등 세트업체의 재고가 쌓이면서 팹리스 주문이 줄고 있다”며 “이러한 여파는 파운드리로 확산돼 내년 상반기까지는 파운드리 실적도 감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반도체업체들이 최근 설비 투자를 많이 늘렸는데 현재는 수요가 감소하는 국면”이라며 “메모리든 비메모리든 재고 조정이 되지 않으면 실적 반등의 계기는 찾기 힘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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