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업계에 따르면 다수의 현대차 미국 딜러는 최근 현대차 미국법인(HMA)를 통해 본사에 소형 픽업트럭 출시를 강하게 요청하고 나섰다. HMA도 이를 본사에 전달했다.
이 요구는 현대차가 올 1월 미국 디트로이트에서 열린 ‘2015 북미국제오토쇼’에서 싼타페 기반의 소형 픽업트럭 콘셉트카 ‘싼타크루즈’를 공개하면서부터 시작됐다. 당시 좋은 반응을 얻은 끝에 ‘올해의 콘셉트카’로 선정되기도 했다.
현지 전문지 카 앤 드라이버는 지난 28일(현지시간) “이르면 올가을 싼타페 기반 트럭 생산을 승인받을 수 있을 것”이란 데이브 주코브스키 HMA 최고경영자(CEO)의 말을 인용해 보도하기도 했다.
미국 픽업트럭 시장은은 판매 비중이 세단이나 SUV보다 크다. 지난 6월 전체 자동차 판매량 147만6472대 중 픽업트럭은 16만9757대로 그 비중이 11.5%에 달한다. 미국 내 최다판매 모델도 통상 포드 F시리즈, 쉐보레 실버라도 같은 픽업트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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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미국 승용차 시장을 장악한 일본 도요타자동차도 1999년부터 소형 픽업트럭 타코마·툰드라 등 앞세워 시장 공략에 나섰으나 15년이 지난 현재도 점유율 5%대로 미미한 수준에 그치고 있다. 닛산 프론티어·타이탄 등 다른 일본 브랜드도 마찬가지다.
더욱이 일본 회사는 점유율 70% 이상인 동남아 시장에서 일정 수요를 기대할 수 있지만 현대차는 아무런 배경이 없다. 국내 픽업트럭 시장 규모는 연간으로도 2만~3만대 수준이다. 정식 출시 모델도 쌍용 코란도 스포츠 1종뿐이다.
또 현대 싼타크루즈는 전륜구동(앞바퀴굴림) 기반이어서 미국 시장에 부적합하다. 현지 픽업트럭 대부분은 후륜구동(뒷바퀴굴림) 모델로 혼다·폭스바겐 등도 앞바퀴굴림 픽업트럭을 내놨다가 큰 재미를 못 봤었다.
업계는 현대차가 현재 검토 중인 미국 2공장 설립과 함께 전략 픽업트럭 신모델 생산 논의도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으로 2021년부터는 픽업트럭 수출에 부과하는 25%의 관세도 사라진다.
한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의 픽업트럭 개발은 미국·중국 시장 성장과 동남아 진출 등을 위해 필수적인 과제”라면서도 “판매 초기엔 비용 부담이 불가피한 만큼 쉽게 결정할 순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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