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컨 빵빵하게 트시라" 與, 전국 경로당에 10만원 냉방비 지원(종합)

이상원 기자I 2023.08.03 14:56:51

종로구 경로당 찾은 與, 폭염 대응 상황 점검
`노인 폄하` 논란 민주당과 차별점 부각
윤재옥 "폭염도 재난" 오세훈 "계속 지원" 약속

[이데일리 이상원 기자] 국민의힘과 정부는 기록적인 폭염에 전국 6만8000여곳의 경로당에 냉방비 10만원씩을 특별 지원하기로 했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폭염 대비 무더위심터 현장 점검을 위해 3일 오전 서울 종로구 동원경로당을 방문해 어르신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오른쪽은 오세훈 서울시장.(사진=방인권 기자)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3일 서울 종로구 숭인동 동원경로당을 방문해 어르신들과 간담회를 열고 폭염 대응 상황을 살피고 대책 강구에 나섰다.

윤 원내대표는 “오늘 어르신들 뵙는다고 당에서 회의를 했다. 빈손으로 가면 안 될 텐데 고민을 하면서 회의했는데 올여름 유난히 덥지 않나. 전기, 냉방을 마음대로 쓰고 또 필요한 폭염 대책에 쓰시라고 6만8000여곳 전국 경로당에 10만원씩 특별히 지원하기로 정부하고 결정했다”고 전했다.

그는 경로당 방문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아침에 기획재정부와 보건복지부의 의견을 청취했다”며 “특별한 더위이고, 사실 폭염도 재난으로 분류하고 있다. 전국 6만8000곳에 일률적으로 예산 지원이 가능하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구체적인 지원 시기와 방식은 향후 정부와 협의해 결정할 방침이다.

앞서 윤 원내대표는 이날 경로당 방문과 관련해 “정치적 의미의 방문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나 ‘노인 비하’ 발언 논란으로 곤혹을 치르고 있는 더불어민주당과 차별점을 부각시키기 위한 것으로도 풀이된다.

윤 원내대표는 인사말에서 “우리가 경제 규모가 상당히 커지고 세계적으로도 나아졌다고 하지만 어르신들이나 사회적으로 어려운 분들을 촘촘히 챙기는 데에는 아직 많이 부족하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대통령께서도 내년 예산 관련해 어려운 사람들을 돕는 데는 돈을 아끼지 말라고 지침도 주셨다”며 “또 경로당 어르신을 비롯해 폭염에 취약한 분들을 대상으로 더 지원할 게 없나 챙기라고 늘 당부하고 있다. 어르신들의 희생과 노력이 지금의 대한민국을 만들었다는 생각을 늘 염두에 두고 최선을 다해서 잘 모시고 불편함 없게 잘 챙기겠다”고 했다.

이 자리에 함께 참석한 오세훈 서울시장은 “밤잠 못 주무실 때 여기서 에어컨 빵빵하게 트시라”며 “부족하면 계속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한 어르신은 “우리는 일주일 매일을 여기서 밥을 해먹는데 쌀이 부족하다. 운영비가 얼마 안 나온다”고 하자 정문헌 종로구청장은 “쌀 부족하다고 하신 건 당장 다른 방법으로 대책을 내겠다”고 말했다.

윤 원내대표는 “우선 폭염 관련해서 지원하고, 내년 예산에 담을 수 있는 것은 담고 전국 경로당의 어르신들이 좀 더 쾌적하고 불편함 없이 지낼 수 있는 방법을 더 고민하겠다”고 언급했다.

윤 원내대표는 이날 김은경 위원장이 ‘노인 폄훼’ 발언 논란을 사과한 데 대해선 “당연히 해야 할 사과를 한 것”이라며 “늦었지만 그나마 진정성 있는 사과를 했다면 다행으로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이날 경로당 방문에는 강대식·김병민 최고위원, 종로구 지역구인 최재형 의원을 비롯해 당 소속 오세훈 서울시장과 정문헌 종로구청장 등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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