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세종충남·넥슨후원 공공어린이재활병원, 5월 첫 진료
환자·보호자 개원 자체에 감격…기대·희망 안고 병원 방문
그간 의료시스템사각지대서 경제·정신적 벼랑까지 내몰려
의사 부족으로 전문 재활치료 한계에 국비 지원 등 난관도
| 대전세종충남·넥슨 후원 공공어린이재활병원이 5월 26일 첫 진료를 시작으로 30일 개원식을 갖고, 본격적인 운영에 돌입했다. (사진=대전시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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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이데일리 박진환 기자] “장애아를 둔 부모 입장에선 그간 경제적으로도, 육체·정신적으로도 너무 힘든 시간을 보냈습니다. 다행히 대전에 전국 최초의 공공어린이재활병원이 들어선다는 소식을 듣고, 눈물이 날 정도로 기뻤습니다. 이 병원이 앞으로 우리와 같이 장애아와 장애아를 둔 부모들을 위한 마지막 버팀목 역할을 하길 바랍니다.” 9일 오후 취재진이 방문한 대전세종충남·넥슨 후원 공공어린이재활병원에는 장애 어린이를 위한 병원이라는 다소 무거운 시설 건립 목적과는 달리 환자나 보호자, 의료진 모두 밝은 표정이었다. 지난달 26일 첫 진료를 시작한 후 보름 정도의 시간이 지났지만 아직도 환자나 보호자들은 오랜 시간 동안 기다려온 공공어린이재활병원이 드디어 문을 열었다는 사실 자체에 감사함을 느끼는 것인지, 기대와 희망 어린 표정으로 진료를 기다리고 있었다. 의사와 간호사, 물리치료사 등 의료진들도 어린 환자들과 보호자들을 따스한 눈빛으로 반기며, 국내 최초이자 최고의 공공재활의료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의욕이 넘치는 모습이었다.
| 대전세종충남·넥슨 후원 공공어린이재활병원에 근무 중인 소아재활 전문 물리치료사들이 치료를 준비 중이다. (사진=박진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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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현재 대전세종충남·넥슨 후원 공공어린이재활병원에서 진료를 받은 장애 어린이는 100여명으로 재활전문의로부터 전문적인 진료를 받았다. 이들은 대부분 대전과 충청권에 소아 전문 재활병원이 없어 전국을 떠돌며, 진료를 받아 온 재활난민들이다. 어떤 경우에는 중증장애라고, 어떤 경우에는 나이가 많다고 입원이나 치료 등을 거부당해 환자는 물론 보호자들 가슴 한편에는 육체적 병이 아닌 마음의 병이 생겼다. 특히 국가 의료시스템의 사각지대에 놓인 이들은 경제적으로도 힘든 상태를 버티며, 내일은 보다 나아질 것이라는 희망을 갖고, 여기까지 온 전사들이다. 공공어린이재활병원을 찾은 장애 어린이들은 재활전문의와 면담을 갖고, 증상을 살피고 치료 방식을 논의했다. 공공어린이재활병원에서 제공되는 재활치료서비스는 크게 △물리치료 △작업치료 △로봇치료 △수치료 △언어치료 등이다. 이 중 물리치료는 중추신경계발달치료와 매트 및 이동치료, 보행치료, 기능적 전기자극치료(FES) 등으로 뇌손상 및 염색체질환, 전반적인 발달 지연 등을 보이는 아동을 대상으로 정상적인 움직임에 대한 경험을 제공한다. 또 작업치료는 감각통합치료와 스노젤렌치료, 전산화인지재활치료, 연하재활치료 등으로 아동의 연령에 맞는 인지영역을 학습하고, 소근육 발달 등을 위해 아동에게 의미 있는 활동 및 놀이에 대한 훈련을 통해 사회참여 등 일상생활동작 적응 훈련을 위한 치료법이다. 로봇치료는 보행로봇과 상지로봇을 이용한 치료법으로 로봇을 이용해 하지 근력향상 및 집중 보행훈련을 가능하게 하고 다양한 기능적 움직임과 균형 과제훈련에 도움을 주는 한편 저하된 상지 기능을 회복시키고, 인지기능 증진을 통해 기능적인 회복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수중에서 물의 물리적 성질을 이용해 아동의 신체적 활동성을 향상시켜 근력, 유연성 및 균형 등의 기능을 증진시키는 수치료와 자연스러운 의사소통을 할 수 있도록 돕는 언어치료 등도 제공하고 있다.
| 대전세종충남·넥슨 후원 공공어린이재활병원 내 마련된 스노젤렌치료실. (사진=박진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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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을 찾은 환자 대부분은 대전과 세종, 충남에 거주 중이고, 병원 이용을 위해 수도권에서 대전으로 온 가족이 이사한 사례도 있었다. 외래진료 후 의료진은 중증도 등을 기준으로 낮병동 입원 환자를 선정하고 있다. 낮병동 입원 대상자가 준비된 병상(20병상)보다 많을 때는 그 중에서 추첨을 통해 입원환자를 최종 선정하는 방식으로 운영한다. 6세 미만 영유아기 환자는 낮병동 입원 기간을 최대 19주로 정했고, 만 6세 이상 어린이부터 청소년 환자는 최대 9개월간 입원할 수 있다. 특히 치료 중인 장애아동을 위한 파견학급이 운영된다. 장애인 등에 대한 특수교육법에서는 운동기능의 심한 장애로 인해 각급 학교에서 교육을 받기 곤란하거나 불가능해 복지시설·의료기관 또는 가정 등에 거주하는 특수교육대상자에게 필요한 경우 순회교육을 실시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공공어린이재활병원에는 해든학교 소속 파견학급 영아 1개 반, 유아 1개 반, 초등 2개 반, 중·고등 2개반이 개설돼 교육청 교사가 현장에서 정규 교육을 실시한다. 공공어린이재활병원 2층과 3층에 각각 파견학급 수업공간이 마련됐고, 특수학교 교사 7명이 파견 근무할 예정이다.
| 대전세종충남·넥슨 후원 공공어린이재활병원 1층 로비에 조성된 어린이 도서관 및 무장애 놀이터. (사진=박진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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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앞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도 산적해 있다. 당장 의사 부족으로 충남대병원에서 파견 형식으로 운영 중인 현 의료시스템으로는 전문화된 재활치료 서비스 제공에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또 정부 차원의 예산지원이 없어 대전시가 운영비 전액을 부담해야 한다는 점에서 의료진의 처우 문제를 비롯해 지방재정의 무리한 부담 등이 우려되고 있다. 손민균 대전세종충남·넥슨후원 공공어린이재활병원 초대 병원장(충남대병원 재활의학과 교수)은 “공공어린이재활병원의 비전은 장애어린이의 신체적 정신적 기능을 극대화해서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생애주기별로 맞춤형 재활서비스를 제공해 장애어린이의 사회 참여를 촉진시키는 것”이라며 “이를 통해 내일의 꿈을 실현하는 공공어린이재활병원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대전세종충남 넥슨후원 공공어린이재활병원의 건립과 개원을 시작으로 전국에 다른 병원이나 센터들도 성공적으로 개원이 되기를 소망한다”며 국민들의 많은 격려와 관심을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