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앱 분석업체 와이즈앱에 따르면 카카오톡의 일간 이용자수(DAU)는 SK C&C 데이터센터 화재로 서비스 장애가 일어난 이튿날인 16일 3904만명대로 떨어졌다가 지난 26일 4103만명대로 다시 늘어났다. 사고 발생 전날인 14일(4111만명)과 비슷한 숫자다.
같은 기간 이용자수가 42만명대에서 127만명대로 3배나 늘어났던 네이버 라인은 원래 수준으로 돌아오고 있다. 라인 이용자수는 26일 기준 약 52만명이다. 페이스북 메신저 이용자도 사고 발생 다음 날인 16일 140만명대로 늘었다가 현재는 120만명대로 다시 내려왔다. 106만명대에서 135만명대로 이용자수가 증가했던 텔레그램 역시 현재는 123만명대로 소폭 줄었다.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와 시장조사업체 센서타워가 분석한 결과에서도 라인 뿐 아니라 티맵, 우티 등 카카오 경쟁 앱의 트래픽이 감소하고, 카카오톡·카카오T·카카오맵·카카오페이지 등의 트래픽이 회복하는 양상이 보였다.
카카오톡 등 서비스 장애가 길어지자, ‘대체제’를 찾아 이용자들이 떠나는 ‘카카오 엑소더스’가 일어났지만 일시적인 현상에 그친 것이다. 카카오 측에 따르면, 카카오톡은 15일 3시 30분께 장애가 발생하고 10시간 뒤 수·발신이 가능해졌다. 카카오의 모든 서비스가 완전히 정상으로 돌아온 건 지난 20일 오후 11시로 127간 30분 정도가 걸렸다.
특히 카카오톡은 이번 사태에도 ‘네트워크 효과(특정 서비스를 이용하는 사람이 많을수록 해당 서비스의 가치가 높아지는 현상)’ 덕에 이용자수를 금세 회복하면서 강력함을 증명하고 있다. 카카오톡은 국내 이용자 수가 4000만명이 넘는 국민 메신저다. ‘모두’가 쓰는 메신저를 ‘나만’ 쓰지 않기란 쉽지 않다. ‘선물하기’ ‘쇼핑하기’ 등 카카오톡 앱 내에서 제공하는 서비스로 사용자 록인(lock-in·묶어둠) 효과는 더 커졌다. 임희석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경쟁 플랫폼으로의 유저 이탈 현상은 일단락됐다”고 했다.
다만, 와이즈앱이 일별 신규 설치건수를 집계하진 않으나, 이번 사태로 만일의 상황을 대비해 복수의 메신저를 설치하는 이들은 늘어났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앞서 라인, 텔레그램은 ‘물 들어왔을 때 노 젓자’는 식으로 서비스 홍보에 나서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메신저도 ‘이중화’하려는 사람들이 많아진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카카오는 카카오톡을 통해 다음 달 1일까지 이번 서비스 장애에 따른 피해 접수를 받고 있다. 지난 24일 기준 카카오에 접수된 피해 사례 건수는 4만5000여 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