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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군, 아이들 앞에서 성폭행.. 콘돔·가위부터 챙겼다"

정시내 기자I 2022.04.04 11:40:05
[이데일리 정시내 기자] 러시아군이 점령했던 지역에서 다수의 성폭력 사건이 발생했다고 영국 가디언이 3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사진=로이터
사진작가 미하일 팔린차크가 이날 수도 키이우 외곽의 고속도로에서 촬영한 사진에는 담요로 싼 남성 1명과 여성 3명의 시신이 찍혔다.

팔린차크는 “여성들은 벌거벗은 상태였으며 신체 일부가 불에 탔다”고 전했다.

가디언은 “팔린차크의 사진을 비롯해 러시아가 점령했던 지역에서 민간인을 대상으로 즉결 처형, 강간, 고문이 자행됐다는 증거가 드러났다”고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러시아군이 퇴각 후 우크라이나가 키이우 인근 지역을 탈환하자 여성들이 강간·성폭행 등 잔혹 행위를 알리기 위해 나서고 있다.

총구를 들이대고 추행하거나 아이들 앞에서 강간을 저질렀다는 증언도 나왔다.

안토니나 메드베드추크(31)씨는 “전쟁이 발발한 날 키이우를 떠나기 전, 나를 보호할 무기로 콘돔과 가위를 집어들었다”면서 “폭격 소리를 들으면서 나는 구급 상자보다 피임 도구를 먼저 찾고 있었다”고 말했다.

여성들을 위협한 것은 러시아 병사들뿐만이 아니었다. 우크라이나 서부 비니치아에서는 전쟁으로 혼란한 틈을 타 우크라이나 교사가 도서관으로 여성을 끌고 가 강간하려 했다 경찰에 체포되기도 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지난달 23일 이리나 베데디코파 우크라이나 검찰총장은 “키이우 지역에서 민간인 여성을 강간한 혐의로 러시아 군인을 기소했다”고 밝혔다. 28일 더타임스는 “러시아 군인 두 명이 남편을 총으로 쏘고, 번갈아 나를 성폭행했다”고 증언한 피해자 인터뷰를 전하기도 했다.

전쟁 발발 이후 수백명의 난민 여성을 돕는 우크라이나 단체 페미니스트 워크숍은 지역 정부와 협력해 성폭력 피해자들에게 의학적·법적·심리적 지원을 제공하고 있다.

페미니스트 워크숍의 리비우 지부 담당자는 “도망간 여성들이 총과 강간범으로부터 멀어진 것처럼 보이겠지만, 트라우마는 계속해서 그들을 따라다닌다”면서 “러시아가 강간과 성폭력을 군사 전술로 사용함으로써 우크라이나 사회 전반에 깊은 고통을 초래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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