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 전 지사는 이날 오전 오전 10시56분쯤 남색 정장과 흰색 와이셔츠를 입은 채 서울서부지법에 도착했다. 흰색 차량에서 내린 안 전 지사는 법원 입구에 몰려 있는 취채진을 향해 양옆으로 가볍게 목례를 했다.
안 전 지사는 ‘그동안 어떻게 지냈느냐’, ‘오랜만에 포토라인 서는데 심경이 어떠냐’, ‘김지은씨가 방청온다는 데 기분이 어떠냐’ 등 취재진의 질문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며 법정 안으로 들어갔다. 안 전 지사가 언론의 포토라인 앞에 선 것은 지난 4월 5일 검찰의 두 번째 구속영장 청구가 기각된 뒤 88일 만이다.
앞서 안 전 지사는 지난달 15일과 22일 열린 공판준비기일에 출석하지 않았다. 공판준비기일은 재판부가 검사와 피고인 또는 변호사를 불러 사건의 쟁점과 증거를 정리하는 임시절차인 만큼 피고인에겐 출석 의무가 없어서다.
안 전 지사는 지난해 7월부터 7개월에 걸쳐 정무비서이자 수행비서였던 김지은씨를 4차례 성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또 김씨를 5차례 기습추행하고 1차례 업무상 위력을 이용해 추행한 혐의도 받고 있다.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1부(부장 조병구)는 이날 오전 11시부터 안 전 지사의 피감독자 간음·업무상 위력 등에 의한 추행·강제추행 혐의로 1차 공판을 진행하고 있다.
전국성폭력상담소협의회와 안희정 사건의 피해자 법률지원단으로 구성된 ‘안희정 성폭력사건 공동대책위원회’도 이날 안 전 지사의 출석에 앞서 오전 9시 30분부터 서부지법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의로운 판결을 내려달라”며 안 전 지사에 대한 강력한 처벌을 요구했다.
기자회견에 발언자로 나선 이미경 한국성폭력상담소 소장은 “거대한 사회에 당당하게 맞서고 있는 피해자의 특별한 용기를 볼 때마다 가슴이 먹먹하다”며 “피해자의 용기가 우리 사회의 희망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공정한 재판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