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23일부터 약 나흘간 북한 평양을 방문하기로 했다고 중국 관영 신화통신이 조선중앙통신(KCNA)을 인용해 18일 보도했다.
18일 신화통신 영문판 보도에 따르면 반기문 총장은 다음 주 월요일(23일) 평양을 방문하며, 약 4일간 머무를 예정이다.
신화통신은 이날 처음 온라인상에 기사를 올렸을 때는 반 총장의 방문 시점을 ‘다음주 화요일’(24일)이라고 보도했으나, 곧바로 ‘다음주 월요일’(23일)로 수정했다.
이는 지난 16일(현지시간) 스테판 뒤자리크 유엔 대변인의 발언과 배치되는 것이다. 뒤자리크 대변인은 일일 브리핑을 통해 이번주 안에 반 총장이 평양을 방문할 것이라는 보도와 관련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월요일 뉴욕에 다시 돌아올 것이고 유엔기구 수장회의(CEB) 보고서를 포함해 앞으로 일 주일간 일정이 꽉 차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조선중앙통신의 웹사이트에는 18일 오후 12시 30분 현재까지 관련 기사가 올라오지 않고 있다. 북측에서 보도 매체를 통해 공식적인 일정을 발표한 것이 아니라 신화통신의 평양 주재 기자가 조선중앙통신 관계자를 통해 취재한 내용으로 기사를 작성한 것으로 보인다.
신화통신은 중문판 웨이보(微博, 중국판 트위터)인 ‘신화국제’를 통해서도 “북한 소식통은 18일 신화사 기자에게,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이달 23일부터 북한을 방문한다고 말했다”며 반 총장의 방북 보도를 타전했다.
반 총장은 오는 19일 유엔 회의를 마친 뒤 22일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리는 동아시아정상회의(EAS)에 참석할 예정이다. 반 총장이 23일 평양을 방문한다면 말레이시아에서 바로 북한으로 향할 가능성이 크다.
이번 방북이 성사되면 반 총장은 한국인 출신 유엔사무총장으로서는 처음이자, 유엔 사무총장 자격으로는 22년만에 북한을 방문하게 되는 것이다. 앞서 1979년에는 쿠르트 발트하임 사무총장, 1993년에는 부트로스 갈리 사무총장이 북한을 방문한 적이 있다.
반 총장은 취임 이후 여러차례에 걸쳐 “한반도의 안정과 평화 증진을 위해 역할을 할 준비가 돼 있다”며 방북 의사를 밝혀왔다.
그는 지난 5월에도 개성공단 방문을 추진하고 일정까지 확정했으나, 막판에 북측에서 방문 허가를 철회하면서 방북이 좌절됐다.
한편, 정부는 이날 오전까지도 반 총장의 방문에 대해 아는 것도 확인해 줄 사항도 없다는 태도를 고수했다. 정준희 통일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조선중앙통신의 관련 보도문은 보지 못했다”며 “반 총장의 방북과 관련해 현재 드릴 말씀은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