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시장과 기술 변화에 뒤처진 칸막이식 규제를 개선해 우리 경제의 신성장동력을 만들겠다는 미래창조과학부가 출범했지만, 국회에서는 여전히 방송의 공익성과 산업 경쟁력 강화를 두고 입씨름만 벌이고 있다.
3일 미래창조과학부 국회 업무보고회장. 이날 국회의원들은 방송법령의 규제 완화 여부를 두고 서로 다른 입장을 보였다.
미래부는 유료방송에 가해지는 방송법령상 규제(시장점유율과 매출액 제한 등)가 외국에 비해 과도해 방송산업의 경쟁력이 뒤처지고 있다는 이유로 방송법 시행령 개정을 추진 중이다.
채널사업자(PP) 한 곳의 유료방송시장 매출 점유율 한도(33%)를 최대 49%까지 완화하고, 개별 케이블 방송사업자(SO)의 가입가구 수 제한 규정(3분의 1 이내)도 대폭 완화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 미국의 디즈니사와 경쟁할 수 있는콘텐츠 그룹을 키우고, 좋은 프로그램을 만드는 중소 PP들이 대기업에 인수될수 있는 길도 터주겠다는 생각이다.
◇방통위부터 추진된 정책..지상파·종편·야당 의원 반발
옛 방송통신위원회 역시 5년 전부터 방송산업을 선진화하려면 시행령 개정이 이뤄져야 한다고 판단해 왔다. 이계철 전 위원장은 퇴임 직전까지 기자들에게 “방송법 시행령 개정은 사인만 남은 상태”라고 말해 왔다.
하지만 종합편성채널로 드라마 등 콘텐츠 시장에 뛰어든 언론사들과 이미 콘텐츠 시장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지상파 방송사들은 이 시행령이 ‘CJ특혜법’이라고 저지하고 있다. 제도의 혜택이 대부분 CJ E&M(130960)에 돌아간다는 이유에서다. 여기에 지상파 살리기만이 방송의 공익성을 지키는 길이라고 믿는 야당 국회의원들도 결론적으로 같은 편에 서 있다.
◇노웅래·유승희·한선교 의원 “우려”..조해진 의원 “세심히 따져보자”
노웅래 의원(민주통합당)은 “점유율 제한 등을 풀어 대기업만 혜택을 보는 것은 방송의 공공성 침해가 우려된다”고 말했고, 지상파 방송사 출신인 한선교 미방위원장은 이에 덧붙여 “방송법시행령 개정은 사전에 국회에 동의를 받도록 하라”고 언급했다.
유승희 의원(민주통합당)도 “미래부가 시장점유율 규제를 풀고 칸막이식 규제를 개선하겠다는 것은 방송법 시행령 개정을 의미하지 않는가”라면서 “이는 국회 공정방송특위에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려는 시도”라고 비판했다.
이에 최문기 장관은 “규제 개선은 일반 원칙으로서는 다 좋은 것이고, 공정성 특위에서 결론이 나는 부분을 적극 수용하겠다”고 한발 물러섰다.
조해진 의원(새누리당) 정도가 “시장점유율 규제를 완화해서 시장원리에 의한 인수합병, 규모의 경제를 발생시키자는 일은 상식적인 일”이라면서 “이런 필요성때문에 미래부는 업무보고를 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만약 인수합병을 통한 규모의 경제를 만드는데 있어 중소기업이 원하지 않는데 공격적으로 집어 삼키는 형태가 될 우려에 대해서는 미래부가 신경써야 한다”고 제안했다.
◇전문가들, 사전규제는 풀고 여론 독과점 시 사후규제해야
학계 전문가들은 외국에서는 대부분 PP에 대한 매출 및 채널 편성 규제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을 들고 있다. 미디어 다양성을 위한 규제라면 프로그램을 만드는 PP에 대해 규제할 게 아니라, 사후규제에 집중해야 한다는 의미다.
미국의 경우 PP에 대한 진입, 겸영, 소유 등에 대한 규제가 존재하지 않으며 미연방통신위원회(FCC)가 별도의 ‘프로그램접근규칙(PAR)’을 통해 대형 케이블TV업체(SO) 소유 PP의 배타적 거래를 제한하고 있다.
영국은 유료방송의 PP에 대한 규제는 자율적, 개방적 형태를 취하면서 기업법(2002), 경쟁법(1998), 커뮤니케이션법(2003)에 의해 통제된다. 독일 역시 방송국가협정상 소유에 대한 별도의 규정은 없고, 시청자점유율에 따라 허용되는 소유 상한을 제한하고 있을 뿐 PP 소유규제는 규정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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