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신성우 원정희기자] 진동수 금융위원장이 `뿔났다`. 금융위가 야심차게 추진하고 있는 `미소금융(서민소액신용대출)사업`이 국회 국정감사에서 `뭇매`를 맞자 짜증섞인 목소리를 냈다.
금융위원회에 대한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가 열린 것은 12일 오전 10시. 하지만 의원들의 질의는 `미소금융사업`에 집중되는 양상을 보였다.
미소금융은 제도금융권의 문턱을 밟지 못하는 서민층이 경제적 자립을 할 수 있도록 무담보·무보증으로 500만원에서 최대 1억원까지 연 4~5% 저리로 대출해주는 마이크로크레딧 사업.
의원들은 무엇보다 향후 10년간 2조원의 재원조성 방식을 놓고 질타했다. 미소금융사업은 재계(전경련 소속회원기업) 기부금 약 1조원과 휴면예금 출연금(7000억원)을 포함한 금융권 기부금 1조원 이상으로 조성된다.
이를 놓고 `관치주의`, `포퓰리즘`, `기업 팔 비틀기`, `군사정권으로의 회귀` 등의 거친 발언들로 진 위원장을 몰아세웠다. 여야가 따로 없었다.
의원들의 계속된 비판에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것"이란 말로 답변을 되풀이해 오던 진 위원장이 급기야 `뿔난` 것은 오후 6시가 조금 지났을 무렵이었다.
창조한국당 유원일 의원이 "미소금융사업의 재원조달방식이 강제성이 있어 보인다"고 말하자 "그럼 직접 확인해 보시죠"라고 답한 것. 짜증과 피곤함이 섞여있었다.
자발적으로 기부금을 내느냐 금융위가 시켜서 강제적으로 하는 것이냐를 직접 물어보라는 얘기로 들렸다.
이어 유 의원이 "할당하는 느낌이 든다"고 하자 진 위원장은 "결과적으로 그렇게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는 할 말이 없다"며 "재단 대표도 증인으로 채택했으니까…"라며 말끝을 흐렸다.
이날은 진 위원장이 금융위원장 취임 이후 처음으로 받은 국감 자리였다.
평소 일처리에 있어 매우 치밀하고 용의주도한 진 위원장도 현 정부가 친서민정책의 일환으로 야심차게 진행하고 있는 미소금융사업에 대한 질타에는 쉽게 감정을 억누리지 못하는 모습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