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혁 이뮤노바이옴 대표는 지난 17일 이데일리와 만나 “요즘 각광받고 있는 항체약물접합체(ADC)나 CAR-T 치료제 등은 개념이 나온지 이미 30년 가량 됐고, 마이크로바이옴은 개념이 나온지 약 10년 정도인 만큼 이제 곧 다양한 성과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며 이같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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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임상 1상이 진행 중인 IMB002는 비피더스균으로, 과민면역을 억제하는 효능을 보일 것으로 기대된다. 표면에 CSGG(Cell surface β-glucan·galactan)라고 하는 독특한 다당체 구조를 가지고 있으며, CSGG가 장에 존재하는 수지상세포(DC)를 활성화한다. 활성화된 수지상세포는 조절 T세포(Treg)를 유도해 염증성 사이토카인인 IFNr의 생성을 억제한다. 또 항염증 사이토카인인 IL-10의 분비를 촉진해 염증 반응을 억제할 것으로 기대된다.
임 대표는 “비피더스균의 항염증 효능에 관여하는 물질 및 그 작용 기전을 구명했다는 점에서 학계에서 우수성을 인정받고 있다”며 “현재 임상은 순조롭게 진행 중이며, 내년에 류마티스 등 관절염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을 실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파이프라인 IMB001은 전임상까지 완료했다. 표면에 RHP(Rhamnose-rich Heterogenous Polysaccharide)라고 하는 독특한 다당체 구조를 가지고 있는 미생물 신약이다. IMB001은 장에 존재하는 대식세포(마이크로파지)를 활성화한다. 활성화된 대식세포는 림프 노드로 이동해 T세포를 활성화하고 T세포를 증식시킨다. 증식된 T세포는 암세포를 사멸하는 역할을 한다.
임 대표는 “IMB001은 대식세포를 자극해 철 이온을 흡수·저장하는 LCN2 유전자를 발현시키고, 종양 미세환경에서 철 이온이 차단된 종양 세포가 사멸되도록하는 이중 작용 기전도 입증했다”고 설명했다.
글로벌하게 지난해 4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 ‘보우스트’가 최초로 허가를 받은 이후 이 분야에서는 아직까지 이렇다 할 치료제가 등장하지 않고 있다. 국내에서도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 개발 기업의 파이프라인이 기술반환 되거나, 임상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하지만 이뮤노바이옴은 이들과 다르게 AI 기술을 적용해 차별화하겠다는 전략이다.
구체적으로 이뮤노바이옴은 최적의 임상 적용 모델 ‘아바티옴’(Avatiome) 플랫폼을 구축해 신약개발 전 주기에 걸쳐 명확한 데이터를 확보하고 있다. 아바티옴은 크게 면역 평가 시스템과 인공지능 기술로 구성돼 있다. 이 기술을 활용해서 미생물의 기본적인 면역 특성을 파악하고, 다른 경쟁사들과 가장 차별화되는 부분 중 하나인 핵심 유효 물질을 발굴해 분자 수준의 작용 기전(MOA)을 규명하고 있다.
아울러 아바티옴을 통해 무균 마우스에 미생물이나 핵심 유효 물질을 투여해 생체 반응을 분석한 뒤, 네트워크 분석으로 치료제 후보군에 대한 맞춤형 적응증을 선별, 신약 개발 성공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그는 “다른 기업의 인공지능 모델은 대부분 마이크로바이옴 조성과 질환과의 상관관계를 중심으로 언급하고 있지만 아바티옴은 미생물과 호스트, 즉 사람과의 상관 관계 분석을 통해 특정 박테리아가 질환이나 증상을 개선할 수 있는지 예측하는 모델”이라며 “이 부분이 다른 기업의 인공지능과 가장 차별화되는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일례로, IMB001의 경우 아바티옴으로 네트워크 분석을 진행한 결과 상위 20개의 적응증 후보군 중 16개가 암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기생충 감염 제어나 아토피 피부염 관련 사항도 확인했다. 현재 IMB001은 아토피 피부염 치료제 개발을 목표로 미국 임상 시험을 준비하고 있으며, 항암제 개발을 위한 균주 조합 설계를 진행 중에 있다.
임 대표는 “아바티옴은 다양한 기술 요소가 유기적으로 결합돼 있는 만큼 치료제 개발 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 확대 적용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며 “현재 hy(옛 한국야쿠르트)와 공동 연구 협력을 통해 미생물의 신규 기능성을 발굴하는 프로젝트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이뮤노바이옴은 창립 이후 포스텍 기술지주 투자유치부터 2021년 시리즈B 까지 거치면서 모두 355억원을 투자유치했다. 현재 국책과제 수행, 아바티움 기술 활용을 통한 연구 용역 등을 통해 예산 확보를 병행하고 있지만 매년 80억~90억원 정도의 경상비가 발생하고 있다. 이에 임 대표는 내년 하반기 기술특례 제도를 통한 코스닥 상장도 준비 중이다.
그는 “최근 기술특례 상장 기준이 까다로워진 만큼 이에 대한 준비를 하고 있다”라며 “대형 제약사에 기술수출하기 위해서는 임상 2a상 수준의 데이터를 요구하고 있어 힘든 상황이긴하지만 꾸준히 논의 중에 있으며, 올해 IMB001 미국 IND 승인을 통해 기술력을 입증할 것”이라고 밝혔다.
바이오 기업들이 기술특례상장 이후 가장 어려움을 겪는 매출 30억원 달성에 대한 실현 가능한 계획도 이미 마련해뒀다.
임 대표는 “이미 ‘아바티옴 기술 서비스’를 통해 일부 매출을 확보한 상태며, 최근 출시한 프로바이오틱스 제품까지 더해 내년 매출 25억원 달성이 예상된다”며 “내후년부터는 건강기능식품, 기술이전 매출, 소재매출이 추가로 확보돼 매출 30억원 이상을 거둘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