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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살아남나"…중소 면세점 '생존싸움'

송주오 기자I 2017.08.23 11:34:40

연체료 미납에 공항서 퇴출되기도
직원 수당 줄이고 휴일제도 도입하는 등 자구책 마련 분주
사드 사태 장기화 되면 퇴출 업체 늘어날 듯

청주국제공항에 입점한 씨티면세점.(사진=청주국제공항 홈페이지)
[이데일리 송주오 기자] 중소 면세점 사업자들이 힘겨운 나날을 보내고 있다. 대기업 사업자들에 비해 자금력과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기 어려워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조치로 인한 피해에서 살아남기 힘든 지경에 이르렀다. 일부 업체는 임대료 연체로 인해 공항에서 퇴출되기도 하는 등 피해가 커지고 있다.

23일 한국공항공사에 따르면 이달부터 10월까지 △김포 △김해 △제주 △대구 △청주 △무안 등 6개 지방공항 면세점에서 릴레이 형식으로 면세점 매출 제고를 위한 프로모션을 진행한다. 경품은 파격적이다. 행사기간 동안 매일 1명에게 순금 1돈을 지급하고 면세점 선불카드와 핸드크림, 에코백, 마스크팩 등을 제공한다. 이벤트 종료 후에는 면세점 구매 고객 중 1명을 추첨해 2000만원 상당의 경품을 지급할 계획이다.

한국공항공사와 지방공항 면세점이 함께 준비한 이번 이벤트는 사드 여파로 침체된 공항 면세점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서다. 박순천 한국공항공사 영업본부장은 “이번 공동프로모션은 사드에 따른 매출감소 위기를 면세점과 함께 극복하는데 그 의의가 있다”며 “공항 운영자와 입점업체간 성공적인 상생사례가 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한국관광공사에서 집계한 지난달 방한 외국인 관광객 수는 100만8671명이다.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해 무려 40.8% 감소했다. 중국인 관광객이 70% 가까이 줄어든 영향이 크다. 올해 1월~7월 외국인 관광객 입국자는 20.9% 감소한 776만676명에 그쳤다.

관광객이 줄면서 중소 면세업자들의 경영난은 가중되고 있다. 2014년 말 청주국제공항에 입점한 씨티면세점은 지난해 월 평균 60억원대의 매출을 기록하다가 최근 1억원대로 급락했다. 임대료를 연체한 양양공항의 주신(JS)면세점은 공사 측과의 명도소송에서 패소해 퇴출당했다. 인천에서 면세사업을 하는 엔타스 구월본점은 사드 이전대비 월 평균 매출액이 40% 줄었다.

중소 면세사업자들은 다양한 자구책을 통해 생존싸움을 벌이고 있다. 씨티면세점은 지난 2월부터 임대료 연체로 일부 직원을 유급휴가 보내고 기본급 외 수당을 없앴다. 이에 일부 직원이 퇴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엔타스는 연중무휴로 운영되던 구월본점에 월요휴무제를 다음 달부터 시행하기로 했다. 지난 6월에는 인천항만점에 e24(구 위드미)를 입점시키는 변화를 모색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대기업 면세사업자들도 경영난을 버티지 못하고 철수를 선언하는 상황”이라며 “중소 면세 사업자들의 경영난은 그 이상으로 상황 변화가 없다면 시장에서 퇴출되는 사업자들이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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