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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한국 경제 뒤흔들 4가지 위험요인(상보)

최정희 기자I 2014.11.20 14:19:04

국금센터, 세계 경제 및 국제금융시장 설명회
美 금리 인상, 신흥국 자본유출 우려로 번질 듯
"엔저 등 환율 변동성과 외화유동성 관리에 만전"

[이데일리 최정희 조진영 기자] 세계 경제가 내년에도 녹록치 않을 전망이다. 주요 기관들의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3.8%로 올해보다 0.5%포인트 높지만, 실제론 이보다 낮을 것이란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세계 경제를 지배했던 각국의 돈 풀기 정책에 커다란 변화가 예상되는 등 곳곳에 잠재위험이 도사리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이 내년 중반 기준금리를 올리면서 신흥국 등에 흘러갔던 자본이 유출될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신흥국 불안 등 위기가 커질 경우 대표적으로 돈을 빼는 나라가 우리나라가 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반면 일본 아베노믹스의 돈 풀기 정책은 계속돼 엔화 약세의 부정적 여파가 지속될 전망이다. 이 역시 우리나라의 타격이 가장 크다. 동시에 아베노믹스 실패에 따른 부작용도 걱정된다. 중국 경제 둔화 우려, 유럽의 위기 재연 가능성도 위협요인이다. 이에 환율 변동성과 외화유동성 관리에 집중해야 한단 분석이 제기됐다.

◇ 美 금리 인상에 신흥국 자본유출 우려

국제금융센터는 20일 서울 소공동 은행회관에서 ‘2015년 세계 경제 및 국제금융시장 동향 설명회’를 개최하고 이 같은 내용을 발표했다. 김동완 국금센터 금융시장실장은 이 자리에서 우리나라 경제가 직면한 △미국, 영국 등의 통화 긴축(Contraction) △주요국 환율 갈등(Currency) △중국 경기의 급변 위험(China) △지정학적 위험(Conflicts) 등 4가지 위험요인(4C)을 제시했다.

김 실장은 “수 년간 자산시장 호조세를 뒷받침해 온 이른바 ‘Fed put(미 연방준비제도의 통화완화 정책)’의 퇴조로 국제금융시장의 위험민감도가 높아질 전망”이라며 “‘유동성에 기반한 동조화’에서 ‘펀더멘털에 기인한 차별화’국면으로 전환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미국의 양적완화(QE) 기간에 유입된 대규모 유동성이 내년 중반 기준금리 인상으로 환류될 경우 글로벌 조달금리 상승과 신흥국 자금유출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단 설명이다. 신흥국이 자본유출을 막기 위해 기준금리를 인상할 수 있지만, 성장동력 둔화, 수출 경쟁력 약화 등을 감안해 금리 인상을 선택하기 부담스러울 수 있단 관측이다.

김 실장은 “올해 들어온 주식, 채권 외국인 자금을 합하면 10조원 정도인데 이런 자금들이 빠져나갈 가능성이 있다”며 “신흥국이 불안하면 다른 신흥국에서 자금을 빼서 우리나라로 오지 않겠냐는 전망도 있는데 이는 위기가 약하게 왔을 때 가능한 일이다. 위기가 세게 오면 우리나라가 대표적으로 자금이 빠지는 나라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외국인 자금 이탈 방어를 위한 노력을 강화해야 한다”며 “돌발 위험 등으로 글로벌 차입시장이 경색될 가능성에 대비해 충분한 자금확보 및 차입선 다각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韓, 엔저 타격 제일 커..환위험 관리해야

지난 10여년 넘게 지속된 달러 약세는 올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강세로 전환되는 모습이다. 이치훈 국금센터 연구위원은 “내년 달러 강세 기조가 지속될 경우 원화는 달러화 대비 약세 내지 약보합을 보일 것으로 예상돼 달러-원 평균환율이 올해보다 상회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평균환율은 올해 1046.4원에서 내년 1130원 내외 수준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원화의 강세 추세는 아베노믹스 등 돈 풀기 정책을 하는 엔화 등 주요 통화에 대해서만 제한적으로 유지될 것이란 분석이다. 김 실장은 “엔저로 제일 타격받는 국가는 우리나라”라며 “엔저에 대비한 정책적 지원 등이 절실하다”고 설명했다. 보수적인 환위험 관리가 필요하단 분석이다. 이어 “엔저로 엔화를 차입해야겠다는 생각이 들 수도 있지만, 갑자기 엔화가 강세로 가면 배보다 배꼽이 더 클 수 있다”며 “엔화 대출에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 中·日·EU 모두 불안요인

주요국의 불안요인도 상당하다. 중국의 구조개혁이 미진할 경우 성장세가 약화될 뿐 아니라 부동산, 신용 등 거품이 붕괴되면서 경착륙할 위험도 커진다. 중국과 무역거래가 많은 우리나라 등 신흥국은 미국의 출구전략에 이어 엎친 데 덮친 격이 될 우려가 크다. 더구나 우리나라 10대 수출 품목 중 중국과 중복되는 비중은 올해 62%로 10년 전(52%)보다 10%포인트나 급증해 한·중간 수출 경쟁이 심화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일본 아베노믹스의 부작용이 나타나면서 성장 자체에 부담을 줄 가능성도 제기된다. 일본의 물가가 상승한다고 해도 실질임금과 소비 증가에 의한 것이 아니라 수입물가 상승과 소비세 인상이 주도했기 때문에 득보다 실이 크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엔저에도 수출물량이 증가하지 않고, 생산과 투자로 이어지지 않는 현상도 고민거리로 남는다. 유럽 경제를 이끌던 독일의 수출이 약화되면서 위기가 재연될 우려도 커지고 있다. 높은 실업률과 디플레이션 압력에 시달릴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2010~2012년과 같은 재정위기가 나타날 가능성은 제한적이란 분석이다.

김 실장은 “세계 경제는 컨센서스와 다른 방향으로 전개될 수 있어 보수적인 시각에서 바라보고 준비해야 한다”며 “주요국 불안, 지정학적 위험 등 예상 못한 위함에 대한 가능성 점검과 컨틴전시 계획 수립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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