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인경 기자] 통일이 대박이면 통일펀드도 대박일까. 이달 중순 출시된 ‘통일펀드’가 입소문을 타고 있다.
25일 펀드평가사 KG제로인에 따르면 지난 13일 설정된 신영자산운용의 ‘신영마라톤 통일코리아 펀드(통일펀드)’에 8거래일 동안 총 17억원이 순유입됐다. 이달 국내 액티브펀드에서 595억원이 순유출됐고 판매사가 신영증권 한 곳인 점을 감안하면 괄목할 만하다는 평이다. 수익률 또한 최근 한 주간 0.74%로 나쁘지 않은 출발을 하고 있다.
통일펀드는 50개 종목을 담고 있다. 코스피 대장주인 삼성전자(005930)를 5% 담고 나머지 49개 종목은 동일 비중으로 투자하고 있다.
허남권 신영자산운용 부사장은 “통일 과정은 경제협력부터 나타나는데 이때 매출 증가가 예상되는 시멘트와 건자재 등 기간산업, 사회 간접자본 관련업종, 에너지, 유틸리티 업종을 우선 담았고 철도나 도로, 가스 사업 등 종목도 포트폴리오로 구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통일 과정에서 국민 1인당 854달러 수준인 북한의 1인당 명목GDP가 상승할 것이고 그 과정에서 수혜가 예상되는 의식주와 관련된 업종, 의약 업종 등을 2차적으로 담았다”고 덧붙였다. 물론 주가 상승이 가능한 저평가된 ‘가치주’로 선별했다.
업계는 박근혜 대통령의 ‘통일 대박’ 발언 등으로 통일에 대한 관심이 고조된 점이 주효했다고 분석한다. 정부의 관심이 고조된 만큼, 통일 실현성이 높아졌다는 것이다.
최근 내수주의 상승세도 힘을 실어줬다. 우리 경제가 저성장 벽에 부딪힌 상황. 수출을 대체할 새로운 대안으로 내수와 부동산이 제시된 만큼, 내수주가 높은 수익률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는 설명이다.
뿐만 아니라 신영자산운용의 이름값도 통일펀드 몰이에 한몫했다는 평가다. 지난해 신영자산운용은 가치주펀드인 마라톤펀드와 고배당밸류펀드를 내세워 주식형펀드 순유출 속에서도 자금 유치에 성공했다.
통일펀드를 판매하고 있는 임동욱 신영증권 대치지점 팀장은 “신규 고객보다는 기존의 마라톤펀드나 고배당밸류펀드 등에서 만족할 만한 수익률을 얻은 고객들이 하나 더 가입하는 경우가 많다”며 “가치주와 장기투자에 대한 스타일에 익숙한 고객 사이에서 반응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투자에 앞서 주의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또 특정한 테마를 가진 섹터펀드인 만큼 ‘몰빵투자’는 지양해야 한다는 평가다.
김후정 동양증권 연구원은 “정치적인 변수가 많은데다 경제적으로만 볼 수 있는 사안이 아니라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며 “포트폴리오가 장기적인 성장성이 있는지 동의하는지 확인한 후, 섹터펀드인 만큼 전체 자산의 10% 정도로 투자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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