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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으로 하나된 소리…이것이 앙상블이다

오현주 기자I 2012.07.10 15:22:24

금호아트홀 `앙상블 프론티어 시리즈`
7월 매주 목요일
실내악 대표주자 릴레이 공연

여음목관오중주, 현대음악앙상블 `소리`, 바흐 콜레기움 서울(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사진=금호아트홀)


[이데일리 오현주 기자] 한국 클래식 공연시장에 약점이 있다면? 실내악이다. 실내악은 스타플레이어에 의존해온 한국 클래식계의 빈약한 토대가 그대로 드러나는 지점이기도 하다. 물론 없는 것은 아니다.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을 뿐이다. 그래서 서울 신문로 금호아트홀이 작정을 하고 그들을 조명하기로 했다. 고집스럽고 우직하게 자신의 음악과 소리를 지켜온 이들을 불러모았다. `앙상블 프론티어 시리즈`다.

짧게는 8년, 길게는 30여년을 동행하며 호흡을 맞춰온 실내악단들이 7월 한 달 간 음악회를 마련했다. 앙상블 끌레이오, 여음목관오중주, 현대음악앙상블 `소리`, 바흐 콜레기움 서울이다. 앙상블의 재발견이라 해도 손색이 없다. 한국 실내악을 이끌어가는 대표주자라 해도 된다. 개성과 실력에서 그렇다. 고음악부터 현대음악, 목관 5중주를 아우르며 자신들의 장르에서 자신들의 소리에 집중하며 자신들의 자리를 지켜온 이들이다.

스타트는 앙상블 끌레이오가 끊었다. 앙상블 끌레이오는 비올라와 클라리넷, 피아노 삼중주라는 독특한 악기구성으로 그들만의 소리를 만들어내는 실내악단이다. 2002년 창단됐으니 만 10년이 됐다. 클라리네티스트 이임수, 피아니스트 이형민, 비올리스트 김성은이 멤버다. 그간 가장 어려웠던 건 연주할 곡을 찾아내는 일이었다. 보통 트리오라 할 때는 피아노·바이올린·첼로 구성의 `피아노트리오`를 말한다. 그렇다보니 비올라·클라리넷·피아노만을 위해 작곡된 곡은 드물 수밖에. 창작곡은 기본, 편곡은 필수다. 개성 넘치는 레퍼토리는 그렇게 나왔다. 지난 5일 연주회는 그 선명한 색이 드러난 자리였다. 루이지 케루비니의 `아베마리아`, 카를 라이네케의 `클라리넷, 비올라, 피아노를 위한 삼중주` 등이 연주됐다.

서울예고 입학시험장에서 만난 친구들이 있다. 처음 만난 이들이 의기투합해 음악단 하나를 꾸린다. 그것이 벌써 28년 전 일. 이제 창단 30년을 바라보는 여음목관오중주다. 이들의 강점은 촘촘한 화음이다. 오랜 시간 동료와 친구로 지내면서 얻어낸, 친밀한 결속이 빚은 강고한 앙상블을 자랑한다. 플루티스트 이지영, 오보이스트 오선영, 클라리네티스트 송정민, 바수니스트 김형찬, 호르니스트 신현석이 그 인연이다. 12일 연주회에선 요한 크리스티안 바흐의 `목관악기를 위한 신포니아 제1번`, 새뮤얼 바버의 `관악 5중주를 위한 여름음악` 등을 레퍼토리로 준비했다.

현대음악앙상블 `소리`는 다양한 `최초`를 보유한 실내악단으로 유명하다. 일단 국내 최초의 현대음악 전문연주단체란 타이틀을 가지고 있다. 연주되는 작품들 상당수가 아시아 초연, 한국 초연이다. 2001년 창단된 이후 매년 `현대음악이야기`란 정기연주회를 통해 20세기 음악사를 짚어낸 이력도 돋보인다. 바이올리니스트 정원순, 비올리스트 최예선, 첼리스트 이숙정, 클라리네티스트 안종현, 피아니스트 강은하로 구성됐다. 19일, 에이토르 빌라 로부스의 `바이올린과 첼로를 위한 두 개의 쇼루스`, 에른스트 폰 도흐나니의 `바이올린, 비올라, 첼로를 위한 세레나데` 등을 들려준다.

바흐 콜레기움 서울은 고(古)음악을 전문으로 하는 합주단이다. 2004년 창단된 이후 이들은 국내선 거의 불모지라 할 수 있는 옛 바로크음악을 고집해왔다. 소리만 예스럽게 내는 것이 아니다. 사용하는 악기도 바로크시대의 것이다. 바로크 바이올리니스트 고성헌·김형선, 바로크 비올리스트 장민경, 바로크 첼리스트 이현정, 바로크 오보이스트 신용천, 바로크 베이시스트 문정희, 쳄발리스트 오주희가 멤버다. 26일 설 무대에선 바흐의 `칸타타`, 비발디의 `첼로협주곡` 등, 바흐와 비발디의 음악을 집중적으로 소개할 예정이다.

7월 한 달 간 매주 목요일이다. 눈빛만으로 소리는 물론 마음까지 맞추는 최상의 앙상블을 보고 들을 수 있다. 02-6303-19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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