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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나은경 기자] 게놈전문회사 클리노믹스(352770)는 피 속의 극미량의 암 DNA를 잡아내 폐암인지를 확인하는 인공지능 알고리즘 개발에 성공했다고 22일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지난 17일 국제학술지 ‘분자세포검사’(Molecular and Cellular Probe)의 특별호 ‘암 액체생검’(Liquid biopsy in oncology)의 온라인 판으로 게재됐다. 이에 앞서 지난 10월에는 특허를 출원했다.
피 속에 떠돌아 다니는 아주 작은 DNA 중 암에서 온 DNA 조각들을 찾아 양을 정밀측정한다. 폐암의 심한 정도를 기수별로도 맞추는 게놈기반 정밀의학의 한 방법이다. 클리노믹스 다중오믹스 연구소의 김여진 박사는 “사금을 채취할때 흙, 모래, 자갈 등 이물질을 제거하는 것처럼 폐 종양유래 DNA 단편을 구분하기 위해 정상 폐조직과 혈구세포의 특성을 제거하는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이로써 피만 뽑으면 폐암환자의 위험도 점수와 진단이 되는 상품이 가능하게 됐다.
혈액기반 액체생검으로 신속정확히 예측진단하는 방법이 상용화되면 조기진단이 어려운 폐암도 조기진단 후 치료할 수 있게 된다. 클리노믹스의 방법은 지금까지 나온 조기 진단 방법중 가장 정밀하다는 것이 회사측 설명이다. 폐암환자를 대상으로 한 평가에서 민감도 95%와 특이도 96.7%를 달성했으며, 폐암환자를 분류하는 정확도도 98%로 높게 나타났다. 진단하기 어려운 1기 폐암환자에서도 97%의 특이도와 83%의 민감도를 나타내 폐암 조기진단이 가능한 기술적 정밀도를 달성했다. 이는 한국인 수백명의 폐암환자와 97명의 울산 1만명 한국인 게놈사업에 참여한 건강인의 혈장 게놈정보를 분석한 결과다.
폐암은 세계적으로 암 발생률, 사망률 1위에 해당하는 난치성 질환이다. 특히 초기증상이 없거나 감기와 유사해 3~4기에 진단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이 경우 수술이 어렵다는 것이 문제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림프절이나 다른 조직 전이가 없는 초기 암환자의 경우에도 클리노믹스의 위험도 점수(TOF score) 값이 정상인 대비 유의한 차이를 보였다. 이에 더해 영상적 진단이 어려운 소세포성 폐암(Small-cell lung cancer, SCLC)의 경우에도 TOF score 값에서 차이가 크게 나타났다.
이번 연구는 클리노믹스와 유니스트게놈센터, 화순전남대병원, 동남권원자력의학원 등 많은 연구자들이 함께한 협력연구다. 일반적으로 혈장 내 cfDNA의 경우 95%이상 혈구세포에서 유래되므로, 0.01~1%가량 존재하는 폐암 DNA를 검출하는 것이 정밀한 액체생검의 핵심 기술이다. 이번 연구에서 발표된 종양유래 DNA 단편을 정밀하게 분석하는 알고리즘은 폐암에 국한되지 않고 다양한 암종에도 활용될 수 있어 다양한 임상적 활용에 대한 기대가 크다.
박종화 클리노믹스 대표는 “액체생검 기반 게놈기술을 활용한 폐암 정밀진단은 큰 기술 발전”이라며 “세계에 이 진단상품을 출시하기 위해 상용화를 최대한 앞당길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