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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제 핏줄' 아키히토 日王, 스스로 물러난다

조유송 기자I 2017.12.08 14:02:21
아키히토(明仁, 사진) 현 일왕 [사진=도쿄 로이터/연합뉴스]
[이데일리 e뉴스 조유송 인턴기자] 아키히토 일왕이 2019년 4월 30일로 퇴위한다. 이튿날인 5월1일 아키히토의 아들인 나루히토 왕세자가 즉위한다.

일본 정부는 8일 아베 총리 주재로 국무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명령을 발표했다. 일왕은 퇴위 이후 ‘상왕’으로, 왕비는 ‘상왕비’로 불리게 된다.

아키히토 일왕은 그동안 일본 국민과 고락을 함께해왔다는 평을 받고 있다. 재임 중 전쟁 희생자 위령이나 재해지역 방문을 통해 국민의 아픔을 보듬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일본 국민도 아키히토 일왕의 행보에 박수를 보냈다.

현재 집권 자민당과 아베 신조 총리가 극우 일변도의 행보를 보이며 침략전쟁이나 위안부 피해자에 대한 사과를 거부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과 달리, 그는 전쟁에 대한 반성의 뜻도 밝혔다.

일본 패전일인 지난 8월15일 도쿄 지요다 구 부도칸에서 열린 전쟁 피해자 추도식에서 “과거를 돌이켜보며 깊은 반성과 함께 앞으로 전쟁의 참화가 재차 반복되지 않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말하는 등 2015년 이후 3년 연속 반성한다는 뜻을 밝혔다.

아키히토 일왕 부부가 지난 9월 20일 사이타마 현 히다카 시에 있는 고마(高麗·‘고구려’라는 뜻)신사를 방문한 모습. [사진=연합뉴스]
또 아키히토 일왕은 자신의 몸에 한국의 피가 흐른다는 이야기도 했다. 그는 2001년 생일 기자회견에서 “내 개인으로서는 간무(桓武) 천황의 생모가 백제 무령왕의 자손이라고 ‘속일본기’(續日本記)에 쓰여 있는데 대해 한국과의 연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9월에는 역대 일왕 부부 가운데 최초로 고구려 왕족을 모시고 있는 ‘고마신사’에 참배했다.

아키히토 일왕은 지난해 8월 생전에 중도 퇴위를 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바 있다. 일왕이 사망하지 않은 상태에서 중도에 퇴위하는 것은 1817년 고카쿠(光格)일왕 이후 202년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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