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경계영 기자] 현대중공업(009540)이 2년 만에 회사채 시장에 돌아온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은 이달 말 3·5년물 회사채 5000억원을 발행할 예정이다. 이번 발행된 회사채는 다음달까지 만기가 돌아오는 기업어음(CP)를 갚는 등 짧아진 차입금 구조를 장기화하는 데 쓰일 계획이다. 지난해 9월 말 기준 총차입금 7조1000억원 가운데 66% 정도가 단기 차입금으로 차입금 구조가 단기화됐다. 올해 만기가 돌아오는 CP만 1조6500억원에 이른다.
2009년 말만 해도 현대중공업은 순차입금이 마이너스(-) 990억원으로 사실상 무차입 상태였지만 현대오일뱅크 인수 이후 재무 부담이 커졌다. 게다가 업황 침체로 선박건조 계약시 받는 선수금 비율이 줄어들면서 운전자본 부담이 가중된 회사로서는 회사채 발행을 택할 수밖에 없었다는 분석이다.
회사채 시장에서는 발행 규모가 크긴 하지만 대체로 소화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 이후 실적이 낮아진 기대치를 충족하지 못했지만 신용등급만 놓고 보자면 ‘AA+’로 우량한 편이다.
‘AA’급 회사채에 대한 투자심리 또한 풀리고 있다. 최근 발행물량이 감소한 공사채의 대체재로 AA급 이상 회사채가 주목받으면서 AA급 이상 회사채의 지난달 수요예측 참여율이 전월보다 115.8%포인트 증가한 198.4%를 기록했다.
다만 수요가 발행 규모에 미치지 못할 경우 충격 여파는 상당할 전망이다. 한 크레디트 애널리스트는 “조선업계 1위인 현대중공업이 회사채 발행에 어려움을 겪는다면 조선업종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여전하다는 의미”라며 “조선업계뿐 아니라 다른 취약업종에도 타격이 클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회사 발행의 대표주관사는 우리투자증권과 신한금융투자가 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