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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EU FTA 이후 무역수지 오히려 악화…"비관론은 시기상조"

박정일 기자I 2012.07.18 15:37:46

무역수지 흑자 전년 대비 7분의 1…조선수주 급감 주 원인
반면 자동차 등 수혜품목은 FTA효과 톡톡…"수출 다변화 꾀해야"

[이데일리 박정일 기자] 한·EU 자유무역협정(FTA) 1년 동안 대 EU 무역수지가 오히려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한·EU FTA가 유럽발 경제위기에 따른 대 EU 수출감소를 완화했다고 평가하고 있다.

18일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한·EU FTA가 발효된 작년 7월부터 올해 6월까지 수출 실적은 508억달러로 FTA 체결 전 1년 같은 기간 수출실적인 578억달러에 비해 약 70억달러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수입 실적은 FTA 발효 후 1년간 434억달러를 기록해 전년 동기 491억달러에 비해 66억달러가 늘었다.

이에 따라 FTA 발효 1년간 무역수지 흑자폭은 전년 동기 145억 달러에서 19억 달러로 전년 대비 약 7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

반면 같은 기간 한·미 FTA 무역수지 흑자 폭은 전년 동기 대비 16억달러 늘어 한·EU FTA와 대조를 이뤘다.

◇“조선수주 급감 타격…자동차 등 수혜품목은 수출 늘어”

이 같은 대 EU 수출량 감소의 원인으로 조선 등 FTA 비 수혜 품목의 부진이 꼽혔다.

명진호 한국무역협회 수석연구원은 “대 EU 수출의 17% 정도가 선박”이라며 “조선 수주는 워낙 금액이 많다 보니 선금, 중도금, 잔금 등으로 나눠 받는데 유럽 금융 위축으로 선주들이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FTA 적용 품목은 16.7% 늘어난 반면 비적용 품목은 22.1% 감소했다”며, 이와는 별도로 휴대폰과 평판디스플레이 등도 국내 기업들이 현지 생산설비를 강화하면서 수출량이 감소했다고 덧붙였다.

반면 FTA 수혜 품목은 발효 이후 큰 폭의 증가세를 나타내 무역수지 내림세를 상쇄한 것으로 나타났다. FTA 수혜품목인 제트유(FTA 발효 후 수출증가율 1,163.0%), 디젤 소형차(668.0%), 기어박스(1,528.6%), 폴리스티렌 수지(344.9%), LCD TV(1,659.8%), 카 스테레오(150.4%), 프레스 금형(171.6%) 등은 FTA 발효를 계기로 수출이 폭발적으로 늘었다.

전문가들은 최근 대 EU 수출 침체를 FTA 실패로 단정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입장이다.

최현필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선진시장팀장은 “FTA 발효는 유럽 경제위기 부침과는 관계없이 무역수지를 안정화시키는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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