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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대 폭력조직 칠성파 두목 이강환 검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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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컷뉴스 기자I 2010.04.06 18:44:14

지역 건설업자 협박해 수억원 갈취한 혐의…시민 신고로 붙잡아

[노컷뉴스 제공] 국내 최대의 폭력 조직으로 알려진 칠성파 두목 이강환 씨(67)가 지역 건설업자를 협박해 수억원을 갈취한 혐의로 경찰에 검거됐다.

과거 '조폭과의 전쟁' 등을 통해 검찰이 이강환을 검거한 전례는 있지만, 경찰이 직접 영장을 발부받아 검거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부산진경찰서는 6일 오전 9시 42분쯤 부산 모 구청 앞 도로에서 공갈 혐의로 수배중인 이강환 씨를 시민 신고로 붙잡아 관할 연제경찰서로 이첩했다.

이 씨는 검거 당시 변호사를 대동한 채 자신이 타고온 벤츠 승용차에서 다른 차량으로 갈아타고 어디론가 이동하려던 중이었으며, 이 씨를 알아본 한 시민이 경찰에 신고하면서 출동한 지구대 경찰관들에 의해 붙잡혔다.

이 씨의 곁에는 조직원으로 보이는 건장한 청년 2명이 함께 있었지만 이렇다할 저항 없이 경찰의 연행 요구에 순순히 응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이 씨가 지난 2005년부터 3년여에 걸쳐 부산 모 건설업체 대표를 위협해 4억원 상당을 뜯어내고, 말을 잘 듣지 않는다는 이유로 조직원을 동원해 납치, 폭행한 혐의를 잡고 수사하고 있다.

경찰은 지난 2월 22일 이 씨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검거에 나섰으나, 이 씨가 영장 발부 직후 잠적하면서 천만원의 현상금을 걸고 전국에 지명수배해 한달여에 걸친 추적을 벌이는 우여곡절 끝에 시민의 도움으로 검거하게 됐다.

이강환은 한국전쟁 직후인 1950년대 조직된 이후 무려 반백년에 걸쳐 부산 최대의 폭력조직으로 군림해온 칠성파의 상징적 존재다.

이른바 조폭 전성기인 1970년대 제2대 두목 이경협에 이어 조직의 3대 두목 자리에 오르면서, 당시 서울을 장악했던 서방파와 양은이파, OB파와 함께 전국 4대 폭력조직 보스로 악명을 떨쳤다.

지난 1988년 일본 오사카에서 일본 폭력조직인 야쿠자와 의형제를 맺는 의식을 치르는 사건으로 국내를 발칵 뒤집어 놓기도 했다.

부산의 주먹세계를 장악하며 승승장구했던 이 씨의 기세가 한풀 꺾인 것은 제5공화국 출범 이후인 1980년 초부터다.

이른바 삼청교육대로 알려진 사회순화교육으로 조직이 와해된 뒤, 필로폰 밀조 혐의로 형을 살고 출소한 그는 조직을 재결성 했으나 세력 약화와 내부반목에 시달리게 된다.

이후 1991년 검찰의 '조직폭력과의 전쟁'으로 8년간 복역했고, 우두머리를 잃은 칠성파는 여러명의 부두목이 조직을 운영하면서 사분오열, 옛 세력을 대부분 잃게된다.

출소 한지 얼마 안된 지난 2000년에도 부산 모 나이트클럽 지분다툼으로 검찰에 구속된 이 씨는, 이후 권 모 씨 등 현 실세들에게 조직을 물려주고 칩거하는 듯했으나 최근 경찰에 갈취 혐의가 적발되면서 또 한번 존재감을 드러냈다.

당뇨병을 비롯한 각종 지병으로 휠체어에 의지해야 거동할 수 있을 정도로 쇠약해진 이강환은 이번 혐의가 인정돼 구속될 경우사실상 재기가 힘들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어서 그에 대한 경찰 수사 결과에 세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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