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6년10월27일 15시00분에 팜이데일리 프리미엄 콘텐츠로 선공개 되었습니다.
[마드리드(스페인)=이데일리 김진수 기자] “세포를 구분하는 기술 자체는 몇 년 전에 만들어 놓았다. 이제 그 정보를 어떻게 해석하느냐를 두고 연구를 계속 이어가고 있다.”
임유주 루닛(328130) 메디컬 디렉터는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유럽종양학회(ESMO) 현장에서 팜이데일리에 인공지능(AI) 병리 분석 기술이 나아갈 방향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새로운 AI 제품 개발뿐 아니라 이미 확보한 기술을 다양한 암종과 치료제 개발에 적용하고, 축적된 데이터를 활용해 새로운 바이오마커를 발굴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번 ESMO에서 루닛은 유방암과 폐암, 췌장암 등에서 AI 병리 분석 플랫폼 '루닛 스코프'를 활용한 연구 5건을 공개했다. 임 디렉터는 “지난해에는 면역조직화학염색(IHC)이나 항체약물접합체(ADC) 관련 분석에 관심이 집중됐다면 올해는 종양미세환경 분석에 관심이 많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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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플랫폼 통해 암종별 데이터 해석 확장
루닛의 '스코프 IO'는 일반적인 헤마톡실린·에오신(H&E) 염색 조직에서 종양세포와 면역세포, 내피세포 등을 식별한다. 각 세포의 위치와 밀도, 종양 주변 기질의 분포, 세포 간 공간적 관계를 수치화하는 기술이다.
임 디렉터는 “암종에 상관없이 먼저 종양세포와 내피세포 등을 구분하도록 모델을 학습시켰다”며 “각 세포의 종류와 좌표가 수치로 나오면 여러 정보를 추가로 계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기본 분석 기술을 암종마다 새롭게 개발하기보다 기존 플랫폼에서 얻은 데이터를 연구 목적에 맞게 해석하는 방식이다.
데이터의 활용 범위도 넓어지고 있다. 초기 스코프 IO가 면역세포의 종양 침투 여부를 구분하는 면역 아형 분석에 집중했다면 최근에는 내피세포와 기질의 분포, 유전자 변이와 환자 생존 결과의 연관성까지 연구하고 있다.
이번 학회에서 발표한 췌장관선암 환자 181명 대상 연구가 대표적이다. 루닛은 스코프 IO로 조직의 종양·기질 비율과 내피세포 분포를 분석한 뒤 KRAS 변이 및 생존 결과와 비교했다. 전체 환자군과 KRAS G12D 변이 환자군에서 종양·기질 비율과 무진행생존기간(PFS)의 연관성이 반대 방향으로 나타났다. 같은 조직학적 특징도 유전자 변이와 주변 환경에 따라 예후적 의미가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내피세포는 종양이나 면역세포와의 관계, 혈관과의 거리 등 고려할 요소가 많다”며 “세포의 위치를 검출하는 기술은 이미 갖고 있다. 지금은 그 정보를 어떻게 해석할지 연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소세포폐암에서도 내피세포 분포의 예후적 의미를 탐색했다. 그는 “췌장암 포스터는 새로운 기술 자체보다 기존 기술에서 나온 정보를 여러 방식으로 해석하고 활용할 수 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루닛은 H&E 조직의 형태학적 정보를 이용해 유전자 변이를 예측하는 '스코프 지노타입 프리딕터'도 개발했다.
그는 "특정 유전자만 분석하는 것이 아니라 파운데이션 모델을 기반으로 다양한 변이를 학습시킬 수 있는 플랫폼"이라며 "KRAS 분석에도 기존 기술을 활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제약사 신약개발로 확장…사업화 연결 추진
이미지 분석 기술은 제약사 신약개발에도 활용되고 있다. 루닛은 최근 미국 서밋 테라퓨틱스와 PD-1·VEGF 이중항체 '이보네시맙' 개발을 위한 종양미세환경 분석 연구에 합의했다. 스코프 IO를 이용해 어떤 종양미세환경 특성이 치료 반응과 관련되는지 탐색하는 것이 목적이다.
임 디렉터는 “서밋은 어떤 환자에게 이보네시맙이 더 잘 들을지 파악하고 싶어 한다”며 “면역세포와 종양미세환경 정보가 바이오마커로 활용될 수 있을지를 함께 보고 있다”고 말했다.
또 루닛은 파트너사와 협력을 신약개발 초기 분석부터 임상시험 환자 선별, 동반진단 개발까지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대표적으로 일본 다이이찌산쿄와도 개발 중인 항암제 2개 연구 프로그램에 AI 분석 기술을 적용하는 협업을 진행하고 있다.
그는 "일본 다이이찌산쿄와 진행하는 협력의 무게중심은 기존 항암제의 HER2 발현량 분석이 아닌 개발 단계 신약의 바이오마커 발굴에 있다. 다이이찌산쿄의 신규 항암제 2개 파이프라인에 루닛의 AI 병리 분석 플랫폼을 적용하며, 신약개발 초기부터 환자 선별에 필요한 바이오마커를 탐색하는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끝으로 임 디렉터는 “세 제품군 모두 바이오마커 발굴과 치료 결과를 연결해 활용도를 넓히고, 결국 매출로 이어가는 것이 목표”라며 “실제 임상 현장에서 환자를 도울 수 있어야 제약사도 계속 기술을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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