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씨와 같은 경비노동자는 수도·가스 검침원 같은 `감시직 노동자`와 건물의 전기·냉난방 기술직 같은 `단속직 노동자`와 함께 `감시단속 노동자로`로 분류되고 있다. 근로기준법 63조 3항에 따르면 이들은 연장근로 수당, 휴일근로수당, 휴식시간 등을 적용받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대부분이 24시간 근무하고 24시간을 쉬는 2교대제로 하루 8시간 주 40시간 의 기본 근로시간을 초과하는 노동을 하고 있지만, 초과근로수당 등은 먼 나라 얘기에 불과하다.
13일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에 따르면 이 같은 처우를 받고 있는 경비노동자는 33만명으로 전체 임금노동자(9월현재 1710만명)의 2%를 차지하고 있다. 이들은 현행 최저임금의 80%수준의 임금을 내년부터 최저임금 수준으로 전면 적용받을 예정이지만, 정부가 대량 해고를 우려하며 미적거리고 있어 이를 문제 삼고 있는 것이다.
◇ 노동계 “최저임금 완전하게 적용해야”
이날 한국노총 대회의실에서 열린 `감시·단속노동자 최저임금 전면적용 촉구 증언대회`에 참석한 이들은 한목소리로 “경비노동자도 노동자다. 감시·단속노동자 최저임금 100% 적용하라`고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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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비업무 외에 일상적으로 청소, 화단관리, 눈치우기, 외부차량 통제 등과 같은 주차관리, 분리수거, CCTV 주시 등의 업무 도맡고 있다. 이들의 산업재해율은 0.78%로 노동자 전체 산재율 0.69%보다 높다. 이는 감시업무 이외에 일상업무가 상당히 많음을 반증하는 것이다.
서초동 S아파트에서 근무 중인 이모씨도 “연장근로 수당, 휴일근로수당, 휴식시간 등도 적용받지 못하는데 최저임금조차 적용하지 않겠다는 것은 이중 삼중의 차별”이라고 주장했다.
◇ 고용부 “임금 인상..고용불안 초래”
고용노동부는 내년으로 예정됐던 감시·단속 노동자 최저임금 100% 적용을 2013년까지 단계적 인상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2012년에는 최저임금의 90% 수준, 2013년에는 최저임금의 100% 수준으로 올리려는 것이다.
지난 국회 국감 때 이채필 장관은 “내년 최저임금 100% 적용이 현실화된다면 근로자 30만명이 직장을 잃게 된다”라고 우려하며 이를 간접적적으로 시사했다. 아파트 단지 입주민들이 아파트 관리비 인상 부담을 낮추기 위해 경비노동자를 해고하고 CCTV 등과 같은 첨단 장비로 대체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김은기 민주노총 정책국장은 “한 전문가 조사로는 2008년 20% 감액 조정됐을 때에도 20.6%가 해고될 거라고 했지만 실제 해고자는 4%뿐이 안 됐다”라며 “이 4%도 `최저임금 적용 때문에 해고된 것으로 볼 수 없는데도 이를 이유로 완전 적용을 미룬다는 것은 말도 안 된다”고 말했다.
박기흥 한국노총 전국연합노동조합연맹 부위원장은 “고용부에선 임금 인상이 이뤄지면 해직 근로자가 발생할 거라고 하는데 경비노동자 감축은 이전부터 이어져온 추세”라며 “임금 인상으로 추세가 가속화될 수 있지만, 안 올린다고 해서 이러한 추세를 막지는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현재도 인원 감축이 이뤄져 한 사람이 2~3명 몫을 해내고 있지만, 임금이 최저임금 이하로 제한되고 있어 임금 인상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이어 박 부위원장은 “주민자치회에서 직접 고용하는 경우는 최저임금의 90%정도까지 보장받지만, 용역관리회사 소속 노동자의 임금은 60~70%에 불과하다”라며 “용역업체를 통한 고용 비율을 낮추고 주민자치회의 직접고용을 보다 활성화 시킨다면 경비노동자의 임금은 보다 개선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