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신재웅 기자] LCD 주요 제품의 가격 하락세가 심상치 않습니다. 통상 부품 성수기로 인식되는 3분기에도 급락세를 보이고 있는데요. LCD패널 업계가 심각한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입니다. 신재웅 기자가 보도합니다.
세계 경기 침체 속에서 저가행진을 계속하던 액정표시장치, LCD패널 가격이 다시 한 번 역대 최저치로 추락했습니다.
대표적 LCD패널 제품인 40~42인치 TV용 LCD 패널의 8월 후반기 가격이 219달러를 기록했습니다.
사상 최저치를 기록한 8월 전반기 가격, 231달러와 비교해서도 5% 하락했습니다.
미국의 신용등급 강등, 유럽의 재정위기 등으로 인한 북미·서유럽 TV 시장의 부진이 장기화 됐기 때문입니다.
[녹취] 송은정 / 이트레이드 증권 연구원
"TV시장에서 30% 이상의 수요를 차지하고 있는 북미와 유럽지역에서 주요 TV 업체들의 수요가 글로벌 경기 침체 영향에 따라서 부진하기 때문입니다"
이에 따라 LCD패널 업계는 생산량 조절을 위해 가동률을 낮추는 등 비상이 걸렸습니다.
삼성전자는 앞서 열린 2분기 기업 설명회에서 LCD 사업의 시황악화로 인해 시설투자의 규모를 일부 축소하겠다고 밝혔습니다.
LG디스플레이도 시황 부진때문에 중국 광저우 8세대 LCD 생산 공장 착공을 연기했고, 파주 신공장의 8세대 투자 계획도 수정했습니다.
금융위기가 실물경제를 위협하면서 우리 수출의 효자 노릇을 했던 LCD 업계의 고민이 날로 깊어지고 있습니다.
이데일리 신재웅입니다.
◇ 앵커> LCD 가격이 바닥을 모른채 하락하고 있는데요, 왜 이렇게 떨어지고 있는건가요?
◆ 기자> 현재 세계경제 상황이 많이 안좋습니다. 미국의 신용등급 강등, 유럽의 재정위기 등으로 인해서 경기가 나쁜데, 이럴 경우에 TV시장이 급격하게 위축이 됩니다. 특히 서유럽과 북미 선진시장에서 TV수요 약세가 지속되면서 TV패널 가격에 대한 하락 압력이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또한, 경제 여파를 직접적으로 받은 신흥시장 소비자들까지 제품 구입을 줄이게 되면서 LCD업계가 적지 않은 타격을 입었는데요. 실제로 중국이나 인도 등에서의 실적이 예상치보다 좋지 않았습니다.
◇ 앵커> 우리 IT기업들의 실적도 당연히 안좋아 질텐데? 지난 2분기 실적은 어땠나요?
◆ 기자>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 등 국내 주요 LCD 업체는 이 같은 패널 가격의 하락으로 2분기 적자 기조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LG 디스플레이는 올해 2분기 483억 원의 영업적자를 내며 3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습니다. LG 디스플레이 측은 무엇보다 TV 수요를 예측하지 못한 것이 실망스럽다며 하반기 시장도 정말 예측하기 어렵다고 말했는데요. 삼성전자도 지난해 2분기 영업이익에 비해서 무려 26.2%가 감소한 성적표를 내놨습니다. 당초 예상을 크게 밑도는 성적인데요. 지난해 2분기 영업이익에서 부진을 보인 이유는 삼성전자의 주력제품인 반도체와 LCD 실적 악화 때문인 것으로 풀이되고 있습니다.
◇ 앵커> LG디스플레이는 파주 LCD 공장 생산시설 투자계획에 차질이 있을 것이다라는 소식도 있는데요?
◆ 기자> 네, LG디스플레이는 올해 말 완공을 목표로 파주에 P9 신규 공장 건설을 추진해 왔고, 현재 공장 외부 공사는 거의 마무리 단계에 있습니다. 하지만 공장건물이 완공돼도 LCD 제조장비를 외부로부터 들여와야 8세대 생산시설을 구축할 수 있는데, 현재 발주가 이뤄지지 않고 있는 상황입니다. LG디스플레이 파주 LCD 공장 관계자에 따르면, 최근 LCD패널을 생산하는 데 필요한 주요 제조장비 수주계획을 전면 보류했는데요. 장비 업체들에게도 당분간 납품을 미뤄줄 것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TV 수요 부진 장기화로 LCD패널 가격이 사상 최저치까지 밀리는 등 열악한 업황이 반영된 조치로 보입니다.
◇ 앵커> 내부적으로도 좋지 못한 상황인데, 외부적인 상황은 어떤 가요? 중국 광저우 LCD공장도 착공이 또다시 연기된 것으로 알려졌는데?
◆ 기자> 최근 중국 광저우 8세대 LCD 생산공장 착공이 연기된 것도 같은 이유입니다. 중국 측에선 허가를 냈는데 왜 착공이 더디냐고 독촉하는 분위기이지만, 섣불리 발을 못 들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LG디스플레이의 LCD패널 재고가 남아돌아 하반기 8세대 LCD라인 가동률이 70% 중반을 넘기기도 쉽지 않다"며 "당분간 LCD 투자계획은 전면 보류라고 봐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LCD 수요 회복을 확인할 때까지는 이런 상황이 지속될 것이란 관측입니다.
◇ 앵커> 그럼 언제쯤 좋아질 것으로 내다 보고 있나?
◆ 기자> 전문가들은 LG디스플레이의 3분기는 물론 4분기 실적 전망도 당분간은 불안정한 상태가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만큼 기존 투자 규모의 추가적인 축소가 불가피하다는 이야기인데요. 글로벌 소비 경기가 급격하게 개선되지 않는 한, 2011년 하반기 패널 가격은 급격한 떨어진다기 보다는 '완만한 하락' 또는 '현재의 상황을 유지'하는 정도로 전망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