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사는 운임을 달러로 받고 매출은 원화로 환산하기 때문에 원·달러 환율이 오르면 실적이 개선된다. 현재 원·달러 환율은 최고 1480원대에 이르며 1500원 환율이 ‘뉴노멀’로 자리 잡을 것이란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해운업계 수익 지표인 해상운임도 당분간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해상운임은 지난해 11월 예멘 친(親)이란 후티 반군의 공격 이후 연일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지난해 10월 940.6으로 1000포인트를 밑돌았으나 올해 7월에는 3733.8로 연고점을 기록했다. 지난 27일 기준으로도 2460.34를 기록해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내년에도 대부분 선주와 화주가 중동 사태 장기화에 따른 운임 상승을 예상하고 있다. 중동 사태 이후 글로벌 선사들이 수에즈운하 대신 희망봉을 우회하면서 실질 선복량이 감소하고 병목 현상이 발생해 운임 상승 압력이 커질 것이란 분석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예고한 대중국 관세인상 조치가 현실화하면 중국의 밀어내기 물량이 급증하면서 단기간 내 해상운임이 큰 폭으로 상승할 가능성도 큰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 바이든 행정부가 중국산 전략 품목에 대한 관세 인상을 발표한 지난 5월 2306를 기록하던 SCFI는 두 달 뒤인 7월 3733로 약 62% 급등한 바 있다.
고환율에 해상운임 상승 기조까지 이어지면서 해운사들은 올해 호실적을 예고하고 있다.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HMM(011200)의 올해 4분기 실적 전망치는 매출 2조2977억원, 영업이익 7067억원으로 전년 동기(매출 2조628억원·영업이익 424억원)대비 각각 11.4%, 1566.7% 큰 폭으로 증가가 예상된다. 이에 따라 올해 연간 영업이익은 3조2195억원으로 전년(5848억원) 대비 약 5배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장기적으로는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고관세 정책 여파로 전 세계적으로 물동량이 감소하고 경기 침체 심화로 해운산업이 위축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정태순 한국해운협회 회장은 “새해에는 미국의 정책 강화와 이에 따른 국가 간 무역 갈등과 이로 인한 세계 교역량 위축이 예상된다”며 “이는 대규모 신조선 인도와 맞물려 해상운임 하락을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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